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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주가는 추락

합법이지만 금융당국 합병 제동
개인은 신용거래 투기적 매수

말많은 두산밥캣·로보틱스 합병… 주가는 추락
금융당국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제동을 걸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적자기업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두고 문제가 제기됐으나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두산밥캣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3% 떨어진 4만415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밥캣을 떼내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이를 품는 두산로보틱스도 각각 4.49%, 8.02% 하락했다.

지난 11일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한 합병비율이 산정됐다는 논란이 일자 이들 3사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청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3사에 대한 신용거래를 늘리면서 변동성에 올라탄 모습이다. 이달 초 10만1273주에 그쳤던 두산밥캣의 신용융자잔고는 17일 55만4112주까지 치솟았다가 주가 하락과 함께 24일에는 41만5135주로 줄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신용잔고는 이달 1일 1150만주에서 24일 1323만주로, 두산로보틱스는 같은 기간 51만6100주에서 78만2096주로 늘었다.

두산그룹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때까지 합병 관련 불확실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두산그룹에 '구조개편 관련 배경, 주주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에 대해 보완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인 합병비율을 수정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의 주식교환비율을 1대 0.63으로 제시했다.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했으나 문제는 이익 규모 차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00억원대 적자에 순자산은 4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다. 반면, 두산밥캣은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지만 PBR 0.87배로 저평가돼 있다. 순자산이 아닌,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하다 보니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선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