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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봉화에 뿌리 내린 백두대간수목원, 지역소멸 막는 데 앞장"

한창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농가에 식물 재배기술 알려주고
납품 받아 축제에 활용 ‘지속 상생’
지역인구 8배 넘는 관광객 찾아
봉화은어축제 연계 상품도 개발

[fn이사람] "봉화에 뿌리 내린 백두대간수목원, 지역소멸 막는 데 앞장"
한창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봉화(경북)=김원준 기자】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지역사회와 다양한 상생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창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사진)은 "수목원이 자리 잡은 경북 봉화군의 인구는 지난해 3만명 선마저 붕괴해 인구 소멸 최전선에 있다"면서 "지역 위기를 함께 넘어서기 위해 민관협력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대표적인 지역 상생사업은 자생식물 위탁재배다. 이 사업은 지역 임·농가들에 자생식물 대량재배기술과 품질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한 뒤 이들 임·농가에 수목원이 활용할 자생식물 재배를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역 145곳의 임·농가들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이러한 방식을 통해 수목원에 모두 116종, 260만그루의 위탁재배 자생식물을 공급, 총 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원장은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지역농가에 기술지도와 프로그램을 전수하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에도 모두 16곳의 농가에서 계약재배사업으로 생산된 16종 23만그루의 자생식물이 납품됐다"고 말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이렇게 납품받은 자생식물을 수목원 내에서 진행하는 봉화지역 자생식물축제인 '봉자페스티벌'과 '백두대간 가든하이킹' 등 지역 대표 축제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봉자페스티벌에는 수목원 개원 이래 최다 관람객인 8만506명이 몰려 수목원 연간 관람객 25만명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위탁생산되는 지역 자생식물이 임·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한 이벤트가 주말·주중에 농산촌을 찾는 '관계인구'를 늘리는 선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원장은 "지역 상생축제를 통한 관광활성화 사업으로 수목원에는 지난해 봉화군 인구의 8배에 달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면서 "올해는 지역축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경북 대표축제인 봉화은어축제와 연계한 입장권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강소나무가 울창한 숲길과 꽃길을 걷고 즐기는 '백두대간 가든하이킹'은 지난해 10월 처음 개최됐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백두대간수목원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1000명의 인파가 모였다.

지역 인재를 활용한 숲·정원 교육과정 운영도 백두대간수목원의 지역 상생발전 방안의 하나다.
백두대간수목원은 '2023 대한민국 식물원·수목원 우수교육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국내 대표 산림교육센터. 지난해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2024년 꼭 가봐야 할 수목원 10선'에 뽑히기도 했다.

한 원장은 "지역인구 유출과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상생발전이 중요하다"면서 "지역 인력을 채용해 숲교육 활동을 전담하는 위촉강사제로 활용하고 지역 장애인 기업과 협력해 교보재를 제작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해 지역 예비 부부들에게 수목원 내 전시원을 예식장으로 개방하는 이벤트도 반응이 좋다"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역 상생활동을 보다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