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 빠진 SK온이 주요 고객사들의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증가세에 희망을 걸고 있다. 주 고객사인 포드, 현대차·기아가 테슬라 등 역성장한 경쟁사들과 달리 2·4분기 큰폭의 판매 개선을 이루면서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가운데 삼성SDI와 SK온도 실적 부진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SDI는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하고, SK온은 3000억~4000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시장은 분석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침체기) 영향의 한복판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실적 침체 여파가 큰 SK온은 주요 고객사인 포드, 기아, 현대차의 미 전기차 시장 2·4분기 판매량이 대폭 증가한 데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자동차 조사기업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2·4분기 미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 기아, 현대 등 완성차 3사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 7.2%, 5.4%, 5.1%를 각각 기록하며 2~4위를 차지했다. 3사 합산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7.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포드는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주력 모델 F-150 라이트닝이 7902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대비 76.9% 신장했다. 포드는 총 2만3957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기아차는 미 전기차 5개 업체 중에 가장 높은 135.5%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총 1만798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2·4분기 5664대 팔렸다.
기아의 2·4분기 전기차 전체 판매량 가운데 31.5%가 EV9이었다.
이처럼 2·4분기 들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전기차 모델들이 인기를 끌며 SK온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내년부터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을 비롯해 현대차 조지아 공장 등 SK온의 합작 공장이 상업 가동을 개시할 경우 실적 개선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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