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 선수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최세빈 선수와 접전 끝에 승리, 전쟁 중인 조국에 첫 메달을 안긴 뒤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러시아 출신 펜싱 사브르 선수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해 유명해진 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이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이 메달이 조국에 기쁨,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를란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접전 끝에 대한민국의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번 동메달은) 정말 특별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얻은 것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현재까지도 전쟁을 하고 있다.
그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이긴 후 악수를 거부한 사건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스미르노바가 다가가 악수하려 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다. 이후 악수는 하지 않고 경기장을 벗어났다. 그는 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아 실격됐다. 하지만 이후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졌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출전을 약속했다.
체육계는 하를란의 이번 전쟁 발언이 정치적 표현 범주에 들지 주목한다. IOC는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따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은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관련 판단이 필요하면, IOC는 그 표현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처분을 내린다.
한편 하를란은 앞서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 은메달을 딴 우크라이나 '국민 검객'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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