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계후 처음 거래비중 20% 차지
54%는 9억 넘어… 상승세 지속
"한강변 똘똘한 한 채 선호 배경"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15억 이상 고가 매매 비중이 2006년 실거래 집계 공개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지난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거래비중을 조사한 결과, 15억원 초과 초고가아파트 매매 비중이 20.45%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2채가 15억원이 넘는 셈이다.
2006년부터 실거래 집계를 공개한 이후 반기별 15억원 초과 비중이 2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15억원 초과 매매비중은 매매거래가 주춤했던 2022년 하반기 13.6%, 2023년 상반기 17.24%, 2023년 하반기 18.44% 등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는 9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54.0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0년 하반기 40.14%를 넘어선 이후 2022년 하반기 33.28%로 줄었다가 지난해 규제지역 해제와 과세완화 조치,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으로 2023년 상반기 45.27%, 하반기 47.77%로 다시 높아졌다.
업계는 15억원 초과 거래비중이 늘어난 이유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변 일대 등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3구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격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3구 올 상반기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66.54%였다. 해당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 10건 중 6건 수준이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32.07%로 3건 중 1건은 15억원 초과 거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종합부동산세 인하 기대가 큰 편으로 똘똘한 한 채의 선호가 강남3구와 한강변 일대로 집중되고 있다"며 "여기에 물가 상승과 공사비 인상 요인 등으로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량이 저조해 주거 선호나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서울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고가거래 비중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공급 감소에 대비한 선취 매수, 시장 회복기 차익 기대 등이 복합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 지역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 재고 비중은 26%로, 4건 중 1건은 정비사업이 가능할 만큼 노후화한 상태다. 함 랩장은 "향후 신축 공급 희소성이 더 큰 곳과 주택시장 경기변동에 대비해 가격 회복 탄력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 수요 쏠림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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