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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의 과학2030] 우주, 국가 안보의 새로운 무대

NASA 안보강화에 큰힘
우주청은 연결고리 미미
국방관련 예산 반영해야

[이태식의 과학2030] 우주, 국가 안보의 새로운 무대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우주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메모리폼 기술은 원래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우주비행사들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었다. 우주비행사가 이착륙 시 겪는 가속도로부터 몸을 보호하도록 설계되었으나 오늘날 많은 이들은 메모리폼을 일상에서 매트리스와 베개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주기술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며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우주기술은 국방과 안보의 핵심요소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군사전략과 국가안보의 개념이 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찰위성, 통신위성,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의 우주 기반기술들은 군사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실시간 정보 수집과 전파를 가능케 한다. 이러한 기술발전은 미사일 방어시스템, 정찰 및 감시 작업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나사와 미국 국방부의 협력사례는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사는 주로 민간 우주탐사와 관련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국방부와 협력을 통해 국방 관련기술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사의 기술력은 군사위성시스템 개발과 운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미군의 작전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미국 국방부는 우주에서의 안보위협에 대응키 위해 독자적 우주군(US Space Force)을 창설하여 우주영역의 방어 및 작전을 담당하고 있다.

우주기술은 미지의 영역이 많은 분야이다. 그렇기에 한발 빠르게 접근한 미국, 영국, 중국 등 군사강국들과 아직은 우주기술 개발에 투자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들의 격차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격차는 앞으로 더욱 심화되고, 국가 생존을 위한 우주기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우주개발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되는 이유이다. 이제 우리도 국가 방위와 안보를 우주기술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

최근 한국이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며 우주기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국방과의 연결고리는 아직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우리에게 불안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우주기술과 국방의 통합은 단순히 기술적 발전을 넘어서 국가안보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나사의 기술은 지속적으로 국방 분야에 통합되어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 예산이 60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축소되었다. 사업 예산이 기반시설 위주로만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추후 보완될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예산 외에 국방 관련 예산도 추가하여 국가안보와 우주개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다양한 민간 및 상업적 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를 국방전략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이 개발하는 위성기술을 활용하여 정교한 정찰 및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통신위성을 통해 군의 글로벌 작전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또한 사이버 보안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응도 준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주 분야에 국방 관련 예산을 반영하여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우주기술 발전을 국방전략과 통합함으로써 한국은 국제적 안보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국가안보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주기술과 국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예산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우주 분야의 전략적 투자는 미래 세대에게 더욱 안전하고 번영하는 세계를 제공할 것이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