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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잘나가던' 에코프로 '적자전환'..."양극재 캐파 축소 검토"

'그 잘나가던' 에코프로 '적자전환'..."양극재 캐파 축소 검토"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파이낸셜뉴스] 에코프로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원재료비 증가로 올해 2·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았다. 하반기도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CAPA)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황 반등 시점을 대비한 설비 건설 등 선제적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7월 31일 에코프로는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640억9000만원으로 57.2% 감소했다.

전방 시장의 수요 둔화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리튬 등 재료비가 증가하면서 1·4분기(영업손실 29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극재를 생산하는 핵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2·4분기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5%, 96.6% 감소한 수치다. 전구체 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매출 667억원, 영업손실 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에이치엔의 매출은 468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으 9%, 영업이익은 51% 감소했다.

에코프로는 하반기도 캐즘이 이어지면서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의 유의미한 증가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메탈가 변동 폭이 줄면서 판가가 상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장우 경영지원본부장은 "2·4분기 양극재 판가 하락률은 전기 대비 13% 수준이었지만 3·4분기에는 2%대에서 하락률이 유지될 것"이라며 "수요 대비 과잉 생산으로 누적 재고가 있다. 재고는 오는 10월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코프로는 양극재 생산능력 축소를 고려 중이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와 변동성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캐파(생산능력) 하향 및 속도 조절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 내용이 확정되면 하반기 중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장기적인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어간다. 일부 고객사와 신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전구체(CPM)는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연산 5만t 규모의 포항 CPM 1·2공장 외에 6만6000t 규모의 3·4 공장을 내년 중 완공해 외판 고객사 물량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가 된 유럽 시장 투자도 지속한다.
에코프로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t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광물 구매 채널 다양화에도 속도를 낸다. 김승욱 에코프로에이치엔 R&BD팀장은 "니켈 중간재(MHP)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QMB프로젝트 외에도 3개의 신규 프로젝트에서 지분 9%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