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세계 588기 영구정지 대상"
관련사업 경험 美·日 등 6개국 뿐
국내 건설업계 신규먹거리로 부상
기술 갖춘 현대·대우 등 선도 유리
소형모듈원전 시공 분야도 각축전
대형건설사들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 수명 30년을 감안하면 향후 90여년간 전 세계 해체 대상 원전이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대형건설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어서다. 국내 건설업계는 원전 해체 시장에 첫발을 떼는 단계이지만 영구 정지된 고리·월성 1호기 등 국내 원전 해체 사업을 계기로 향후 해외 건설사들과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구축할 전망이다.
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총 417기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58기다. 해체를 목적으로 영구 정지된 원전은 전 세계에 209기다. 이중 약 10%인 21기만 완전히 해체됐다. 지난 1956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가동한 영국은 원전 36기의 가동을 멈춘 상태이다. 국내의 경우 월성 원전 1호기가 고리원전 1호기에 이어 2번째로 영구 운전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통상적으로 원전의 가동 수명은 30년이다. IAEA는 이 기준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총 588기의 원전을 영구 정지 대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이츠화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오는 2116년까지 5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평균 발주가 6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원전 해체는 운전 과정에서 생성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게 핵심 기술로 방사성 물질 노출 시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완전한 해체까지 통상 15년 가량 소요된다. 전 세계에서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일본·독일·스위스 등 6개국에 불과할 정도다. 원전해체 시장을 주도한 기업 역시 미국 에너지솔루션스, 웨스팅하우스와 독일 짐펠캄프, 프랑스 오라노 등 초기 원전 도입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건설업계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는 아직 본격적인 원전 해체 시장아 형성되지 않았지만,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경수로형)와 월성 1호기(중수로형)를 시작으로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현대건설이 원전 시공 경험과 해체 관련 기술을 토대로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의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원전 분야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 해체원전(고리·월성1호기)의 방사능 오염평가 및 비용평가 기술용역을 수행하면서 해체사업 기술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과 인디안포인트(IPEC) 원전 해체 사업과 관련해 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 원전 해체 사업에도 진출했다. IPEC는 미국 뉴욕 소재의 원자력발전소로 총 3호기(2317MW)로 구성돼 있다.
현대건설은 방사성 오염토양 복원 분야에서도 국내 건설사 최초로 환경부로 부터 녹색인증을 받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전해체 시장에서 글로벌 원전 선도 기업의 위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역시 월성1호기 해체공사 및 공정설계 용역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월성1호기는 세계 최초로 해체 예정인 캐나다형 중소형 원전인 만큼 향후 중수로 해체 사업 경쟁력을 축적할 계획이다.
원전 해체 산업 외도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전 설계·시공 분야에서 시장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원전 해체 시장 진출은 검토 단계는 아니지만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원자력 관계시설 시공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등 신산업 발굴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사업 영력 확장을 위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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