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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기업회생절차 심문 앞두고 자구책 등 진실게임 공방


티메프 기업회생절차 심문 앞두고 자구책 등 진실게임 공방
지난 7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미정산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티몬·위메프 사태가 모기업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발언의 진실게임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구 대표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기간 내에 반드시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인지도 '통상적인 이커머스 거래의 방식'이었다며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수개월 전 거래액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미정산 항의에 대한 매뉴얼이 존재했을 정도였다는 제보가 나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 여부를 가릴 법원 심문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구영배 대표는 제외하고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만 참석한다. 구 대표는 이와 별개로 언론 등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티몬과 위메프는 물론 큐텐 내부 인사와 구 대표의 주장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구 대표가 제시하는 자구책의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큐텐이 위시 인수와 이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통해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유리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구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한 매체에 따르면 큐텐이 위시를 인수하기 전 티몬과 위메프 경영진에게 "거래액을 최대한 끌어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를 구 대표가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말이 다르다. 구 대표는 지난 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정산 지연 상황을 인지한 것이 7월 중순 무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큐텐 내부에서부터 판매자들의 미정산 항의가 이어지자 사측이 '확인 후 순차적으로 처리될 예정, 시간 양해 부탁'이라는 답변 매뉴얼을 안내했고 1년 반 가량 이 같은 방식으로 응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 대표가 내놓은 자구책 중 하나인 M&A 추진을 놓고도 구 대표와 계열사 대표 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위메프 류화현 대표와 인터파크커머스 김동식 대표는 매각을 위해 각자 인수 희망처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위메프의 매각 추진에 대해 "위메프의 대표가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저는 큐텐 차원에서 론(대출)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구인터파크 커머스의 매각 추진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오픈하고 각 사의 생존을 위해 방안을 찾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위메프의 매각 추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인터파크 커머스의 매각은 서로 합의해 추진 중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류화현 대표와 김동식 대표는 모두 큐텐에 인수된 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다만 류 대표는 지난 4월 큐텐이 미국 e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쓴 뒤 위메프의 경영난이 가속화되자 구 대표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들이 위메프 본사를 방문해서 발견한 회사 내부 다수의 메모에서도 지난 4월 큐텐이 위시 인수 자금을 위메프의 판매 대금에서 끌어쓰자 위메프는 과도한 판촉 행사로 큰 손해를 입었고 인력 감축, 회생 절차까지 염두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7월 23일 자 위메프 팀 회의 메모에선 "회생절차 밟을 예정", "법적 싸움!!! 류 vs 구" 등 류 대표와 구 대표 간의 갈등을 암시하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구 대표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구 대표는 국회 발언 등을 통해 6개월 정도 시간만 있으면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미 경쟁 포화 상태인데다가, 11번가도 장기간 인수자가 안 나타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이커머스 채널을 인수한 기업이 있겠냐"면서 회의감을 드러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