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경기 침체 공포에 파랗게 질렸다. 이번주는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발 경기 불황을 가늠할 경제 지표와 중동 지적학적 리스크 등에 코스피시장의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로 2700~2830을 제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04% 하락한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29% 떨어진 779.33을 기록했다. 지난주 코스피시장은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주 초반부터 오르기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날 발표된 7월 실업률이 예상치를 웃돌고,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마저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오자 경기 침체 우려에 급락했다. 지난 2일에만 101.49포인트 급락하며 4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주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5일 발표되는 7월 비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지수 하락을 부추긴 만큼 빅테크들의 실적 관련 지표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주가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및 가이던스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기업의 투자 규모나 실적 관련 매크로 지표 등 실적 관련 요인에 크게 반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켜봐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암살로 이란과의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 국가 사이 확전이 급격한 유가 상승을 이끌어내 향후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지정학분석팀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중심으로 주변국과 동맹국이 대규모 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은 30% 이하로 판단한다"면서도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당시보다 중동의 군사적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지면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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