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금메달 직후 "협회에 크게 실망했다"
"선수들은 보호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협회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누구와 전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선수 보호에 대한 이야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중국의 허빙자오 선수와의 경기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 사진 = 뉴스1
[파이낸셜뉴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직후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시상식을 마친 직후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많이 실망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천위페이(중국)와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과거 부상 관련 SNS
안세영은 재검진에서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던 상황을 떠올리며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면서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이 나오며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지만,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었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중국 천위페이와의 경기에서 통증으로 쓰러져 있다. 안세영은 이날 게임 스코어 2대 1로 천위페이를 이겼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진=뉴스1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중국 천위페이와의 경기에서 스코어 2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진=뉴스1
안세영은 작년 천위페이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당시 안세영은 별것 아닌 부상으로 생각하며 아픈 채로 국제대회를 뛰었지만, 재검진 결과는 훨씬 심각하게 나왔다. 재검진 결과 올림픽 출전까지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검진이 나왔고, 안세영은 통증에 적응하며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세영은 계속적으로 경기에 출전했고,A급 대회만 아닌 여러 대회를 다 소화해야 했던 점들이 충돌지점이었던 것으로 예측된다.
안세영은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 1년 365일 똑같고, 배드민턴 훈련 방식도 몇 년 전과 똑같다"면서 부상 위험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세영은 "부상이 안 오게 훈련하든지, 부상이 오면 제대로 조치해주든지 해야 하는데 부상은 오고, 훈련은 훈련대로 힘들고, 정작 경기에는 못 나가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단식과 복식은 훈련이 다르다. 당연히 훈련은 분리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 직후 안세영이 올린 스토리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일방적인 의사결정도 비판했다. 안세영은 "제가 프랑스오픈과 덴마크오픈을 못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제 의지와는 상관없었고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면서 “협회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은 채 (명단에서) 뺀다”고 말했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경기 시작도 하기전에 사전 MVP 투표가 끝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안세영은 8월 6일 자신의 SNS 스토리에 추가 해명문을 올리며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설명했다. 안세영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보호되어야하고 관리되어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달라”라고 항변했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 내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서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본다”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