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신임 부총재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본인의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세계은행 부총재직에 선임된 김상부 전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이 "앞으로 세계 정부, 각국 기업들과 협력을 하게 될텐데, 그 중에서도 한국 정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은 많은 디지털 개발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경험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이 그동안 정부와 구축해 왔던 여러 가지 노하우들이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30일 신설 직위인 디지털전환 부총재에 김 전 총괄을 임명했다. 디지털전환 부총재는 개발도상국의 디지털·데이터 인프라, 사이버 보안, 디지털 정부 등의 디지털 기반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을 이끌게 된다. 한국이 세계은행 최고위직에 진출한 것은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로 처음이다. 김 부총재 내정자는 글로벌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됐으며 구글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디지털 기업을 아우르며 전문성을 쌓아왔다. 행정고시 40회 출신으로 옛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실 등에서도 두루 근무했으며 다음달 3일부터 부총재 임기를 시작한다.
김 부총재는 먼저 “한국 정부에서, 한국 기업에서, 또 글로벌 기업에서 디지털과 관련된 업무를 계속 종사해 왔는데 이번에 세계은행 부총재로 가게 되면서 조금 더 많은 세계 인류의 분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면서 “한국 정부의 많은 지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을 통해 저개발국들이 좀 더 빠르게 중위권 또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툴이라고 믿는다”면서 “세계은행에서는 지구에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여러 가지 이니셔티브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디지털이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디지털 부총재직을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AI가 이렇게 앞서가는 과정 속에서 인터넷 접속조차 되지 않는 저소득 국가들에 어떻게 AI 혜택을 누리도록 할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숙제들이 있다”며 “선진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다 채택할 수는 없지만 저소득 국가에 맞는 기술개발, 정책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를 비롯한 여러 가지 디지털 화두를 전 세계에 전파하게 될텐데 그 과정에서 많은 인프라를 깔고 많은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또 개인정보 이슈들이 있을 때는 이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각 국 정부에 제시하면서 전 세계에 디지털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며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인류들이 혜택을 나누고 저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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