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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달 국내 증시 급등락으로 코스닥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대거 매수 공세를 펼쳤다. 낙폭이 심했던 반도체와 화장품주, 제약·바이오주 등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3547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시장에선 199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단 하루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3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올해 들어 단 4일 뿐이다. 외국인은 지난 5일에도 547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5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코스닥이 전날 11% 넘게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일간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테오젠으로, 총 3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제약·바이오주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리가켐바이오(242억원), 펩트론(211억원) 등 순매수 상위 종목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하락 시기가 다가올 수록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코스닥이 사실상 '바겐세일'에 들어간 때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건재 연구원은 "바이오 산업은 최근 미국 시장 내 빅테크 하락과 동시에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지난주 금요일부터 부각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주식 시장을 급락시키면서 바이오 섹터도 하락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위기감이 부각될 수록 금리 인하 압박이 강해져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조정이 진행 중이던 화장품주에 대해서도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틀 동안 외국인은 실리콘투(264억)와 브이티(132억원)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반도체 장비주도 순매수 중이다. 반도체 레이저 장비기업인 이오테크닉스에 대해 최근 3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08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와 함께 HPSP(112억), 리노공업(65억) 등 대표적 반도체 장비주들에도 외국인들의 연속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의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6일 국내 증시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났지만 변동성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14일 예정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나 22일부터 예정된 잭슨홀 미팅, 28일 엔비디아 실적 등 주요 일정이 포진돼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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