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테슬라·MS 등
1~5일 폭락장서 6359억 매수
일본·중국·홍콩 주식은 매도
미국증시를 향한 국내 투자자들의 '믿음' 매수가 굳건하다. 전 세계 주요 증시가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에 흔들리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바이더딥(buy the dip)'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낸 지난 1~5일(3거래일) 서학개미는 미국증시에서 총 4억6300만달러(약 6359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1일과 2일에 각각 8500만달러어치, 7900만달러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5일에는 3억달러로 순매수 규모를 키웠다.
이 기간 미국을 포함한 주요 증시는 대폭락을 경험했다. 나스닥지수는 3거래일 연속으로 흘러내리며 8.16%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6.21%, 5.32% 내렸다. 특히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지난 5일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서학개미는 오히려 지수 하락을 '줍줍'의 기회로 판단했다.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기술주다. 순매수 1위는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로 2억195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그 다음으로 테슬라(4603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500만달러), 인텔(1836만)을 주워 담았다.
반대로 일본, 중국, 홍콩 증시에서는 발을 뺐다. 지난달까지 매수 우위를 보이던 일학개미는 이 기간 1235만달러를 순매도했고, 중학개미는 홍콩증시에서 315만달러어치, 중국증시에서 624만달러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날짜별로 보면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지난 5일의 순매도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과도했던 국가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은 나오겠지만 결국 글로벌 증시가 하향 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가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주요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낙폭이 지나쳤던 국가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은 나올 수 있겠지만 반등과 꺼짐을 반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지 추세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엔화의 흐름에 따라 향후 글로벌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급락 원인은 여럿이 거론되지만 중심에 있는 것은 엔화 강세에 따른 유동성 충격(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엔화 강세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엔화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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