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사내 어린이집 협력사·공단에 개방
삼성전자 사업장 위치한 화성·평택시 신생아 수 평균 이상
K-반도체도 저출산 해결에 안간힘
[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
"TSMC는 대만의 축복이에요. 경제, 안보에 이어 사회영역까지 지탱하고 있어요. TSMC가 없는 대만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대만 국민들이 TSMC에 의지하고 있어요."
대만 수도 타이베이 소재 국립정치대에 재학중인 20대 여성 린씨는 TSMC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인상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최근 한국 못지 않은 저출산율로 '인구 절벽'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대만에서 TSMC 임직원들의 출산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대만 신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13만5571명을 기록한 가운데, 1.8%인 2463명이 일명 'TSMC 베이비'였다. 현지 반도체 업계는 업무와 육아·돌봄 영역을 양립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육아휴직 기간 확대, 출산 장려금 지급, 근로 시간 단축 등을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저출산 돌파를 위한 임직원 혜택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다.
"TSMC 튼튼 베이비 2.0 계획 도입"...사내 유치원 전격 개방
8일 대만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튼튼 베이비 2.0 계획'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다원적인 임직원 출산·육아 지원을 통한 업무효율 제고를 목표로 한 해당 계획은 임직원들의 2~6세 취학 전 자녀에게 안전하고 양질의 학습환경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TSMC는 현재 △신주 △타이중 △타이난 사업장에 총 4개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어린이집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TSMC 관계자는 "과학·기술·엔지니어링·예술·수학(STEAM) 기반 주제식 교육, 몰입식 자연친화교육, 생활식 언어교육, 상호작용식 부모교육 등 특화교육으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현재 TSMC는 △산전검사와 출산 등 배우자에게 10일간의 휴가 △출산지원금 1만타이완달러(약 42만원) △출산휴가 12주(첫째)·16주(둘째)·20주(셋째 이상) △자녀 취학 전 유연근무 등 대만 일반 기업 대비 전향적인 복지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TSMC의 자회사와 협력사들의 임직원 자녀까지 사내 어린이집을 개방했으며, 올해는 TSMC가 위치한 산업단지관리공단의 임직원 자녀까지 TSMC 사내 어린이집을 사용할 수 있다.
TSMC의 이같은 적극적인 정책에 대만 여론은 우호적이다.
린씨는 "결국 반도체 기업의 핵심은 인재에서 나오는데, 저출산은 곧 TSMC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위기감이 변화를 이끌었다"면서 "선도기업인 TSMC의 복지가 점점 더 많은 대만기업들로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년 대만에서는 가정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이 15세 이하 청소년 및 유·아동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1990년대부터 대만의 임금 상승률은 정체된 반면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만 젊은이들은 출산을 꺼리기 시작했다. 또,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등 일과 육아의 병행이 어렵고, 여성에게 육아 및 가사 부담을 더 지우는 보수적 문화도 문제 등이 출산을 가로 막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삼성·SK, 아이 낳기 좋은 일자리 만들기 총력
K-반도체도 △육아휴직 기간 확대 △출산 장려금 지급 △근로 시간 단축 등을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저출산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전자는 법정 육아휴직 기간인 1년보다 최대 1년 더 긴 2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배우자의 경우 출산휴가를 최대 15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쌍둥이는 20일이다. 자녀 출산 시에는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100만원 등이다. 임신기간 근로 시간 단축도 진행한다. 1일 2시간이었던 근로 시간 단축을 기존 12주 이내·36주 이후에서 12주 이내·32주 이후로 확대해 적용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1곳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정원은 지난해 기준 2642명이다. 육아휴직자수도 남성의 경우 2021년 999명에서 2023년 1304명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소속 직원 A씨는 "원래는 한 명만 낳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회사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이 두터워 둘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화성시는 지난해 67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며 100만 이상 지자체 중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삼성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경기 평택시는 지난해 출생아 수 3600명, 출산율 0.92명을 기록했다.
경기 평균은 0.77명였다.
SK하이닉스도 기존 법정 육아휴직 제도에 따라 최대 1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었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확대했다. 자녀 출산 시엔 삼성전자와 동일하게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의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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