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 HD현대 제공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하반기 경기 리스크 대응을 위해 긴급 사장단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HD그룹은 이달 말까지 환율, 수주실적 등 하반기 주요 지표들을 집중 점검하고, 내년도 경영계획도 조기 수립하기로 했다.
HD현대에 따르면 권 회장은 7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최근 주가, 환율, 유가 등 글로벌 경제 지표들의 변동이 심상치 않다"며 "기본역량 강화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내실을 다져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을 비롯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15개 계열사 사장단 20명이 참석했다.
조선업계는 이번주 후반까지가 집중 하계 휴가 기간이다. 사장단 대부분은 휴가를 조기에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미국경기 침체 우려, 인공지능(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거품 논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정세 악화 등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외 변수들이 환율, 원자재값, 수주 등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들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단은 글로벌 경기 변동성에 대응, 각사별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기존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이달 말까지 환헤지, 수주상황 등을 재점검하는 한편, 내년도 사업계획 조기 수립에 들어갔다.
권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며 "회사가 직면한 위험과 그에 따른 영향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조되는 조선 계열사들의 동반 파업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조선계열사들은 오는 28일 임금 협상과 관련한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HD현대 조선계열사들은 조선업종 10년 장기 불황을 딛고, 지난해부터 흑자궤도로 올라섰다.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28.7%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모두 2·4분기 각각 185.5%, 182.2% 영업이익을 개선했으며, HD현대미포는 7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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