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난 방지 장치 장착' 알림 스티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내 현대차·기아 차량 절도 범죄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은 현대차·기아 차량 도난 빈도는 그렇지 않은 동일 모델·연식 차량 대비 64% 줄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고속도로 손실 데이터 연구소(HLDI) 소속 수석 부사장 매트 무어는 "전자식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차나 기아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해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이다. 암호와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도난 방지 장치다.
다만 HLDI에 따르면 양사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후에도 다른 제조사 차량 대비 도난 빈도가 높은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이모빌라이저 작동을 위해서는 운전자가 리모컨 키를 이용해 차를 잠가야 하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차 문손잡이에 있는 스위치를 이용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게 HLDI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차량 절도에 실패한 도둑들이 차량 내부에서 다른 물품을 훔치는 사례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다른 브랜드 모델의 평균치 대비 현대차·기아 모델의 기물 파손 보상 청구 빈도가 5배 많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현대차·기아 차량 기물 파손 빈도는 업그레이드를 받지 않은 차량에 비해 61% 증가했다.
무어 부사장은 "도둑들이 현대차와 기아의 차를 훔치기가 더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따라 이들 차량의 도난 보험금 청구율은 점차 다른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초부터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대상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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