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상승폭 확대 양상 보여
"시세 반영 4년만기 매물 쏟아질듯"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세사기에 따른 아파트 선호와 집값 상승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 4년을 맞은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까지 가세해 향후 오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전세 가격은 잇따라 신고가를 썼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5월 1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전용면적 83㎡도 올해 4월 10억25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해 최고가를 다시 썼다.
부동산R114가 집계 기준으로도 주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8월16일 기준)에 0.02% 상승해 전주(8월9일) 0.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하반기 들어 전셋값 상승폭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7월 첫주(7월5일) 0.01% 상승한 데서 7월 둘째주(7월12일) 0.03%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같은달 셋째주(7월19일)와 넷째주(7월26일)에도 각각 0.04%, 0.05%로 상승했다.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도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58.5%에서 6월 58.8%로 커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금액은 올해 3월 5억3804만원에서 4월 5억5295만원으로 상승했고 5월에는 5억5659만원으로 더 올랐다. 6월에는 5억6633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그동안 임대차2법에 눌려 있던 전세 가격이 튀어 오를 수 있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 8월에 시행된 임대차2법은 2년 계약만료되는 전세계약을 1차례 더 연장해 4년간 거주할 수 있다.
이달까지 임대차2법에 따라 4년 전세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시세를 반영해 4년치만큼 올라간 가격으로 새 전세물량이 나올 수 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사기 등으로 비아파트 기피현상이 심화돼 아파트로 수요가 쏠려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은 전세가격 안정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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