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밸류업 기대감으로
본주보다 2배 더 올랐지만
실적불안에 하방압력 커져
우선주가 최근 반등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통상 우선주는 반등장에서 시장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곤 했으나 이번에는 다른 모습이다.
상반기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레벨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 기업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매력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2일 이후 코스피 우선주지수는 4.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72% 내린 것을 감안하면 시장수익률을 밑돈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2일과 5일 우선주지수(-11.48%)는 코스피지수(-12.10%) 대비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후 6일부터 이어진 반등장에서는 코스피 대비 뛰어오르지 못했다.
코스피 우선주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우선주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우, LG화학우, 아모레퍼시픽우, 두산우, 현대차2우B 등이 대표종목들이다.
증권가에서는 우선주의 주가 레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반등에 제약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우선주가 본주보다 더 오르면서 주가의 상승 동력보다는 하방 압력이 더 커진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2790선이던 코스피 우선주지수는 지난달 초 3270선까지 치솟으며 약 1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7.63%)보다 2배가량 오른 것이다.
문제는 주가 레벨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 기업의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주의 경우 상장사가 배당을 확대할 때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기업이 배당을 늘리기 위해서는 실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진투자증권 방인성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우선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하반기에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미국기업들의 하반기 컨센서스가 하락하는 등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 있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조창민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반도체와 장비 업종의 주도로 증시 전체의 전망치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나머지 업종은 오히려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주 대비 우선주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유통주식수가 적어 주가의 변동폭이 더 크다. 방인성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변동성이 큰 우선주보다는 보통주가 포트폴리오 관리상 더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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