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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등 현실의 벽 넘게해준 AI... 신인 창작자에 기회의 장 열린 것" [미리보는 AI월드 2024]

AI영화 개척한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
시상식 휩쓴 전작 '원모어 펌킨'
1년 만에 차기작 '멸망의 시' 공개
영화에 적용된 AI기술 10개 이상
매달 엄청나게 진보한 기술 덕분
놀랄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 얻어

"제작비 등 현실의 벽 넘게해준 AI... 신인 창작자에 기회의 장 열린 것" [미리보는 AI월드 2024]
AI영화 개척한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
"제작비 등 현실의 벽 넘게해준 AI... 신인 창작자에 기회의 장 열린 것" [미리보는 AI월드 2024]
권한슬 감독의 차기작인 '멸망의시'. 최초의 AI 뮤지컬 영화로, 다크판타지 장르의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제공
"인공지능(AI)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기술적 진보가 빠르다 보니 1년 전보다 (AI 영화의) 퀄리티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한국 AI 영화의 개척자로 불리는 권한슬 감독(31)이 차기작 '멸망의 시'를 공개했다. 전작인 '원 모어 펌킨'으로 국내외 AI 영화 시상식을 휩쓴 권 감독은 이번 신작을 통해 AI 영화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2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권 감독은 "AI가 매달 엄청난 기술진보를 이루면서 AI 영화도 1년 전에 비해 놀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다"며 "'멸망의 시'는 (AI 영화계의)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감독은 오는 9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AI월드 2024'에서 'AI와 만난 문화예술' 부문 강연을 맡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그의 신작인 '멸망의 시'는 최초의 AI 뮤지컬 영화로, 다크판타지 장르의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권 감독의 전작인 '원 모어 펌킨'은 스토리와 메시지를 갖춘 세계 최초의 AI 영화로 평가받는다. 다만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약 1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 '멸망의 시' 속 캐릭터들은 이 같은 부분이 크게 보완됐다. 권 감독은 "영화에 적용된 AI 기술만 10개 이상으로,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대화 같은 연기가 가능해졌다"며 "감히 말하지만 AI 영화로는 세계 최고의 퀄리티를 갖췄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정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AI, 음성 만드는 AI, 작곡 AI 등 영화 속에서 조합한 AI 기술은 다양하다. 이런 작업물 자체가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하다"며 "(AI 영화로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시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AI 영화 관련 스타트업 회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은 AI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영상물을 업로드하면 발걸음이나 물소리, 타격음 등 효과음을 만들어주는 AI 기술이다.

중앙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권 감독은 상업영화로 입봉을 준비하다가 AI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 독립영화도 했었고, 사실 상업영화 감독 준비를 했었다. 시나리오도 쓰고, 제작사와 미팅도 했었다"면서 "그런데 신임 감독이 판타지 장르물로 입봉하기는 현실의 벽이 높았다"고 털어놨다. 첫 영화로 수십, 수백억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판타지 장르 영화를 제작할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내가 원하고, 그리고 싶은 이 세계관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첫 영화인 '원 모어 펌킨'에 당시로선 AI 비디오 관련 최고기술이 들어갔는데, 그럼에도 대부분 '움짤'(움직이는 짧은 동영상)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이 수준을 넘어설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판타지 호러 영화 '원 모어 펌킨'으로 지난 2월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지난 7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그러면서 "AI 영화 감독이 되어보자는 마음을 먹은 계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제작비나 환경 등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AI 기술로 봤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AI 영화는 일단, 아직은 창작자가 원하는 대로 조작이 힘든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짚었다. 권 감독은 "AI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은 기존 영화 촬영과는 크게 다르다. 실제 영화는 콘티가 있으면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촬영하면 된다. 그런데 AI 영화는 내 명령어는 같은데, 결과물인 컷이 매번 달라진다. 일관성 있는 캐릭터 얼굴을 생성하는 것 자체가 기술적 제약이 있다. 기획 의도에 맞는 그림을 선택하고 발굴하는 것부터 수정과 최적화 작업은 '인고의 시간'과 같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권 감독은 "AI 기술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컴퓨터그래픽(CG)을 AI가 대체하게 될 거다. CG 작업은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이를 AI가 대체한다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며 "AI라는 새로운 툴은 제작비나 촬영환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척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권 감독은 일각의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론에 대해서도 "허황된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생각이나 창작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고, AI는 이를 구현해주는 카메라 등 일종의 도구다. 어떤 콘텐츠나 스토리를 기획해서 만들 것인가는 여전히 창작자인 감독의 몫이다. 창작자의 도구가 AI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