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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그 순간 진다'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코인업계에서는 숨이 트이자마자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美 대선·금리인하 호재로 8500만원 회복
26일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6만389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는 8533만2000원이다.
지난주까지 6만달러선에서 횡보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주말 사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6만4860달러까지 상승하며 6만50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빗썸에서는 이날 8700만원을 터치했다.
업비트의 시장지수 UBMI는 지난주(8월19~25일) 5.02%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02%), 나스닥지수(0.01%)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상자산시장의 강세는 미국 대선 구도의 변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pivot)' 의지에 들썩이고 있다.
코인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무소속 대선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 가상자산 강세의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코인데스크는 "케네디가 트럼프를 지지해도 대통령 선거는 여전히 박빙이지만 소위 격전지에서 케네디를 투표용지에서 제거하는 것은 분명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트럼프와 케네디 모두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보다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억 된다" 전망에도...투자자들은 냉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상방 저항선을 돌파했다" "강세장이 올 것"이라며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인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는 크립토퀀트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비트코인 영구 보유자 주소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비트코인 매집이 관측되고 있고,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며 "수주일 내로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 블런츠는 "비트코인이 전일 주요 저항대인 6만2000달러를 돌파했다"며 "엘리엇 파동에 따라 곧 새로운 신고가(ATH)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9월 중순까지 8만4000달러(약 1억1138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거래기업 QCP캐피털은 "비트코인이 드디어 박스권 상방 저항을 돌파하고 기다리던 회복세를 되찾았다"며 "현재 비트코인 단기 상승 랠리는 현물시장이 주도하고 있지만 6만2000달러 지지가 유지되면 여름 휴가가 끝날 무렵 선물시장에서의 롱 포지션이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로 약 2억52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7월 22일 이후 가장 많은 유입으로, 8월 들어 처음으로 일일 자금 유입액이 2억달러를 넘겼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정하다. 이날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515억달러로 8월 평균(717억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코인니스와 크라토스의 설문조사에서도 설문 응답자 중 57.1%가 금리인하가 확정돼도 가상자산 투자 포지션에 대해 "현상을 유지하며 변동성을 주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5.7%가 횡보를 예상했다.
코인분석업체 크립토퀀트 관계자는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STH)들이 지난 주말 동안 중앙화거래소(CEX)로 3만3155개의 비트코인을 이체했다"라며 "이는 단기 보유자발 매도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단기 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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