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계곡·산골 등 복잡한 한반도 지형
이상기후 일상 속 예측정보 절실
개별 농장마다 ‘조기경보 서비스’
내달부터 전면개방 누구나 이용
심교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농촌진흥청 제공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농산물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해 작황부진이 이어지면서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농촌 현장에서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기술과 예측정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78개 시군에서 40개 작물을 대상으로 평지, 계곡, 산골 등 농촌지형을 고려해 운영되고 있다. 고온해·저온해·가뭄·습해 등 온도 관련 기상재해는 9일 후까지, 강수·바람·일조 관련 내용은 3일 후까지의 예측정보를 모바일 앱이나 문자로 발송해 준다.
이 서비스의 연구를 이끌고 있는 심교문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사진)은 "농업기상재해 조기 경보 서비스는 기상예보를 기반으로 계곡, 평지, 해발 등 개별농장 단위(30×30m)와 개별농장과 가장 가까운 기상정보와 재해 예측정보를 제공한다"며 "해당 농장의 작물정보를 알면 생육상황을 추정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재해 발생 시 예보를 넘어서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지침까지 알려주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있어도 작물 종류나 농장의 고도, 지형에 따라 서로 다른 예보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농진청은 이 서비스를 9월부터 지역 주민, 농업인 등 누구나 회원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심 연구관은 "시스템 개편을 통해 모바일에서 앱을 켜면 위치정보를 인식해 현재 위치의 기상정보와 사과 생육 및 재해 정보가 뜨는데, 원하는 작물과 생육 상황을 선택하면 이에 맞는 재해 대응지침 등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관은 조기 경보체계를 '농장 단위'로 제한한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는 다양한 공간에서 일어나지만 그 영향을 직접 경험하는 범위는 논, 밭, 과원 등으로 제한된다"며 "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해 농장 위치에 따라 기상환경이 다르고, 작물에 따라 재해를 입는 기상조건 역시 달라 농장 단위의 기상 및 재해 예측정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날씨를 미리 알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4월 과수 저온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이 서비스를 이용한 무주 일부 과수원은 경보 덕분에 냉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예보 당시 주변 평균 온도는 영상이었지만 해당 농장은 계곡의 낮은 곳에 있어 주변 평균기온보다 최대 3.2도 낮아 저온피해를 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심 연구관은 "작물 생육상황에 맞게 예보를 제공하며 대응조치도 생육 단계별로 사전, 즉시, 사후 등 세 단계로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농촌 현장에서 개별 농가가 실시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된 것이다.
연구진은 농협 등 민간에도 오픈 API로 정보를 개방해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심 연구관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 155개 시군으로 조기경보 서비스 시스템을 확대 구축하는 기술적·실용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서비스를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자(55만명)와 농업경영체 등록자(182만명)에게 확대해 나가면 이상 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며 "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 농가에서 기상재해로 인한 손실 규모를 10% 줄여 연간 약 1514억7000만원의 비용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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