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수자 절반
기존 집 팔고 넓은평형·상급지로
"투자보다 실거주 트렌드 확산중"
올해 들어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상반기까지 서울 아파트 매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상급지 이동이나 넓은 평형으로 옮겨 가려는 '갈아타기' 수요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집값 폭등기 때에는 50% 이상이 갭투자(전세금 승계)인 것과 대비된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수자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금조달계획서는 규제지역은 금액에 상관없이, 비규제지역은 6억원 이상 주택 구입 때 제출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수자가 '부동산 처분 대금'으로 주택구입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신고한 비율은 1·4분기 52.1%, 2·4분기 57%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울 아파트 매수자 2명 중 1명이 기존 집을 매각한 자금을 활용해 새로운 주택 구입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이른바 인기 주거지로 갈아타기 수요가 몰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갈아타기 비중은 집값 폭등기 때인 지난 2021년에는 43.5%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반면 전세 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 비율은 올해 들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021년에는 갭투자 비율이 50.2%를 기록했다. 2030세대 등을 중심으로 한 '영끌'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갭투자 비율이 올 1·4분기 35.6%, 2·4분기 41.5% 등을 기록하고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실거주목적의 40대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집값 상승기 때 나타나는 갭투자 증가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가율과 40대를 중심으로 실거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집값 상승기에도 과거와 달리 갭투자 비중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단 대출 규제가 더 강화 되고,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가율도 계속 상승하면 전세를 안고 매입하는 사람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