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애플의 몸부림
애플 이외에 엔비디아 MS도 투자 의사 밝혀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개최된 WWDC에 참석해 무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애플이 오픈AI에 자금 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투자 스타일상 오픈AI에 대한 투자 고려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오픈AI는 쓰라이브 캐피털 주도로 투자를 유치하는 중인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의사를 밝힌 상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에 이어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 투자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오픈AI가 지난해 1월 MS가 100억 달러를 투자한 후 가장 많은 투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애플이 오픈AI에 투자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애플은 자사 기기의 부품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사에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전무했다. 애플이 오픈AI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AI 경쟁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애플이 지난 6월 개최된 세계연례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고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하겠다고 밝힌 것도 애플이 오픈AI에 투자를 결정한 또 다른 이유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 등 애플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처리하기 위해 음성비서 '시리'(Siri)에 오픈AI의 챗GPT를 연동시킨다고 했다.
MS와 엔비디아의 경우 오픈AI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오픈AI는 엔비디아 AI칩을 활용해 최첨단 AI 시스템을 훈련,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지난 2년 동안 AI 관련 기업에 투자해 왔다. 엔비디아는 인플렉션AI와 데이터브릭스 등 주목받는 AI 기업과 AI 신약 스타트업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MS의 경우 오픈AI의 전략적 투자자이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지난 2019년부터 MS는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올해 초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800억 달러(약 106조 8000억 원)이었는데 이번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기업 가치가 1000억 달러(약 133조 50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년 290억 달러(약 38조 7150억 원)에서 244.83%나 폭증했다. 오픈AI의 지난해 매출은 20억달러(2조675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에 위치한 오픈AI의 본사 파이어니어빌딩 전경. 사진=홍창기 기자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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