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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값 2년새 90% 추락… K양극재 ‘한숨’

공급과잉에 캐즘 겹쳐 수익 악화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의 가격이 불과 2년 만에 90% 가까이 급락했다. 당분간 가격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한숨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기준 리튬(탄산리튬) 가격은 kg당 71.5위안을 기록해 한 달 전 81.5위안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11월 공급 부족 영향으로 역대 최고점인 581.5위안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87.8% 감소한 수치다. 올들어서는 지난 4월 110위안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하향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소량의 니켈이 함유된 양극재 등의 원료로 활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이같은 광물 가격 하락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불거진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시작된 영향이다. 지난 2022년 전기차가 크게 늘면서 리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거란 전망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다만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함께 배터리 제조사들의 재고물량 증가가 알려지면서 폭락이 본격화됐다. 올해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65만t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양극재 업계의 수익성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소재 제품의 가격은 광물 가격과 연동된다. 리튬 가격이 떨어지면 과거 비싼 가격을 주고 산 메탈로 만든 제품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라 이익이 감소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아울러 미리 확보한 리튬에 대한 재고자산 손실도 커진다.

실제로 올해 2·4분기 포스코퓨처엠은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94.8% 급감했고,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이익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6% 감소했다. 엘앤에프의 경우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업계는 리튬 글로벌 프로젝트 가동이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리튬 가격의 반등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소규모·개인 채굴 활동 등으로 탄산리튬의 원료인 정광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고, 중국으로 대부분 수입돼 리튬 가격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도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를 늦추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도 리튬 가격은 횡보세를 보여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며 "시장 상황에 따라 광물 구매 방향을 조절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