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공세에 수익성 악화
컨설팅 통해 모델 수 효율화 나서
보급형 세탁기·냉장고 등이 대상
소비자 선택권 위해 단계적 추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생활가전(DA)사업부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일부 저가 라인업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공세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의 '선택과 집중'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물류비·원가절감 등 소극적인 대응에서 한발 더 나간 것으로, 생활가전사업 부문의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DA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경영 컨설팅사인 A사에 생활가전사업 수익성 강화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A사는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롯한 일부 제품 비프리미엄 라인의 효율화를 위해 모델 수 조정 등을 삼성전자 DA사업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A사는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광주사업장을 방문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일부 모델 효율화 대상 제품의 리스트를 작성해 전달했다. 해당 제품들은 대부분 세탁기와 냉장고 등 보급형 제품이 주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는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삼성전자 DA사업부는 동시다발적 단종보다 소비자 권익 보호를 우선에 둔 장기적·점진적 단종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일단 삼성전자 DA사업부는 원가절감에 기반한 다양한 수익성 강화방안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삼성전자 DA사업부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묻어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앞세운 인공지능(AI) 가전은 판매량이 양호했지만 일반 가전에서 고전하면서 생활가전사업 궤도 재설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간 자주 외부의 유명 컨설팅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왔다"면서도 "모델 수 효율화까지 언급됐다는 것은 생활가전 사업이 그만큼 중대기로에 놓였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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