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쿠팡의 1만여명 직접 고용이 실현되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등 물류 및 배송 자회사의 전체 직고용 인력이 8만여명으로 늘어난다. 쿠팡이 만드는 일자리 10개 중 8개 이상은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인구감소 및 지역경기 침체의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된다.
3일 쿠팡에 따르면 향후 물류 인프라 투자로 창출되는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이 1만여명 늘어날 경우, 비서울 지역 고용인원은 6만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9개 추가 투자지역 가운데 대전 동구·광주 광산구, 경북 김천 어모면·칠곡군과 울산 울주군·충북 제천은 저출산 여파 등으로 최근 인구가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쿠팡이 인구 감소 직격탄을 맞은 지방 도시에 중점적으로 물류망을 늘려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을 만들고, 여기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삼성전자(약 12만명) 다음으로 국내 고용순위 2위인 쿠팡의 고용인원은 향후 1~2년 안에 8만명을 넘어서 전체 직고용 인원의 80%가 지방에서 창출된다.
이는 최근 정부가 집중하는 해결과제인 수도권 쏠림현상과 저출산의 지원책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쿠팡이 고용위기 지역에서 대규모 양질 일자리를 만들며 일자리 신바람을 일으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물류 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은 쿠팡친구(배송직원)와 물류센터 현장직과 사무직 등으로 구분된다. 주5일 근무를 준수하며 4대 보험을 비롯한 연차 사용이 활발하다. 쿠팡의 직고용 인력은 2017년 1만3450여명에서 지난해 말 7만여명으로 늘었다. 청년 비중은 30%에 이른다.
대표적인 고용 붐이 일어난 지역은 창원이다. 2021년 탈원전 여파로 고용 한파가 닥쳐 일자리 3360여개가 사라졌다. 위기 상황에서 경남 창원은 쿠팡 물류센터를 유치했고, 1100명 가운데 창원 거주자만 90%를 뽑았다. 창원에 물류센터가 생기면서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지역 곳곳의 배송캠프도 활기를 띠게 됐다. 쿠팡에서 장기간 일하며 아이를 낳고 안정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직원도 많아졌다. 쿠팡이 1만명 신규 직고용을 발표하면서 청년들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지역 균형 발전이 인구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라며 " 청년이 당장 원하는 '일·가정 양립'을 안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할수록 저출산이 극심해지는 문제가 국가 핵심 현안으로 대두된 상황에서 쿠팡발 지방 직고용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런칭 이후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7만명 가량을 고용했다. 수년간 주요 기업 가운데 고용 증가율이 높았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체가 적은 상황에서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에 집중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양극화와 지방소멸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내수산업을 살리고 온라인 판로 확대가 절실한 제조 생태계도 지원하는 등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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