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
8월 수입 전기차 판매 10.3% 감소
벤츠 전기차는 50.4% 줄었으나
반면 내연기관차는 판매 증가 지속
E클래스 '베스트셀링카' 올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전기차 무상 점검이 시작된 지난 8월 서울의 한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직원이 입고된 전기차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인천 청라 화재까지 겹치면서 8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7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벤츠는 E클래스 등 내연기관차 판매 증가로 전체 판매 실적은 7월보다 오히려 21% 늘어났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8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4115대로 전월(4586대) 보다 10.3% 감소했다. 국내 수입 전기차 1위 테슬라도 판매량이 2208대에 머물러 전월 대비 17.6% 줄었다. 특히, 8월 벤츠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33대에 그쳤다. 올 7월(268대)과 비교해 50.4% 급감한 수치다. 최근 인천 청라 지역에서 발생한 벤츠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판매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차주들은 벤츠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하고선 소비자들에게는 중국 CATL 배터리로 알렸다는 점을 문제삼고, 현재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상태다.
8월 수입차 판매 실적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벤츠 내연기관차의 판매량 증가다. 당초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벤츠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확대, 전체적으로 벤츠 판매량이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결과는 반대였다. 벤츠의 8월 국내 전체 판매량은 5286대로 화재 사고 이전인 7월 대비 21% 급증했다. 특히 주력 차종인 E클래스가 2237대 팔리며 수입차 월간 판매 1위(모델 기준)에 올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벤츠 브랜드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인기가 많은 E클래스나 SUV 등 내연기관차 모델은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E클래스는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판매 1위 지역이다.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는 중국을 포함해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는 곳일 정도로 한국의 '벤츠 사랑'이 남다르다.
주춤한 모습을 보인 수입 전기차 시장과 달리 한국산 배터리가 주로 탑재된 국산차의 전기차 판매는 호조세를 보였다.
현대차·기아의 8월 전기차 판매량은 연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1439대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아이오닉5도 작년 보다 15.2% 증가한 1222대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는 EV3가 8월 한 달 동안 4002대나 팔렸는데, 이는 국산차 기준으로 역대 최대 월간 판매량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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