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패권경쟁> 로버트 트래거·엄열 특별강연
자국 데이터 보존 탓 경쟁 심화
글로벌 관리체계 구축 힘 실어
"남용 방지 위한 국제표준 개발
도입한 국가엔 인센티브" 건의
韓 경제 전반 생성형AI 도입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 목표
민관합심 AI빅 3국 도약할것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주최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AI월드 2024'에 참가한 청중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박범준 기자
국가별로 인공지능(AI) 기술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악용과 같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국제표준을 정하는 등 규범을 통해 AI 개발 및 안전성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로버트 트래거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AI거버넌스 디렉터
로버트 트래거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AI거버넌스 디렉터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AI 국가주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국 데이터를 지키고, AI 경쟁이 심화되는 AI 국가주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래거 디렉터는 AI 국가주의의 예시로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들며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AI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500억달러(약 67조원)를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도 AI를 위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투자해 서방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짚었다.
국가별로 AI기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트래거 디렉터는 "디지털 자료 부족으로 많은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건 '거버넌스(관리 체계)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합법적인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채택된 표준을 도입하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제를 지키지 않는 국가의 비행을 받지 않는 것처럼, AI 분야에서도 국가들이 국제표준을 위반하는 관할구역의 AI 제품을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를 도입해 규범을 준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엄열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아래 사진)이 'AI 국가주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박범준 기자
같은 주제로 강연에 나선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한국 정부도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동시에 기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 전략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엄 정책관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3위 수준의 AI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특허 수나 AI 도입률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면서 "생성형 AI를 한국 경제 전반에 성공적으로 도입한다면 오는 2026년 기준 연 3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디지털·AI 정책은 기술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그 혜택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리는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 선도 수준의 AI 기술 혁신을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AI 컴퓨팅 자원과 인프라 구축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국민 일상에 선도적으로 AI를 도입하고 AI기본법 등 핵심 입법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갈 방침이다.
엄 정책관은 "아직 AI 관련 기본법이 없지만 기술발전 측면과 안전한 AI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법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AI 기본법을 제정해서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을 확립하고 모두가 AI와 디지털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 긴밀히 협력을 하도록 하겠다"며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일상에 변화를 주고 있는 만큼 민관이 합심해서 'AI 빅3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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