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이후 첫 月7000대 판매 넘어서
현대차그룹 이미지 '제고' 효과도
가성비→제값 받기 전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2024년 1~8월 미국 판매량> |
차종 |
2024년 1~8월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 |
GV70 |
1만8045대 |
GV80 |
1만4415대 |
G70 |
7401대 |
G80 |
2794대 |
GV60 |
1818대 |
G90 |
927대 |
합계 |
4만5400대 |
|
(자료: 제네시스) |
|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 행진을 기록했다. 고급 모델인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현대차, 기아의 브랜드 파워 역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올해 1~8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비 3.1% 증가한 4만5400대로, 지난 2016년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첫 월간 판매량 7000대를 돌파(7386대)했다. 판매 견인차는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인 GV70과 GV80다. 두 차종의 미국 현지 기본가격은 각각 4만5700달러(약 6122만원), 5만7700달러(약 7729만원)다. 양성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방증하는 예다.
현지 생산 개시도, 판매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는 수요 급증에 대응, 울산공장뿐 아니라,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서도 GV70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확대 결과, GV70은 올해 미국시장에서 1만 8045대가 팔려나갔다.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40%에 이르는 실적이다. GV80도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만 1만4415대가 판매됐다. GV80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살린 차'로 입소문을 탄 이후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왔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내년이면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고급차가 현대차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015년 11월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최근엔 '현대차의 동생 브랜드'에서 되레 대중차인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파워를 제고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네시스 판매가 늘면,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 시장에서 덩달아 판매가 회복되는 구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 효과'다. 가령,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월 7000대 판매고를 넘어선 지난 8월에는 현대차와 기아도 나란히 각각 8월 기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네시스에도 2027년부터 하이브리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을 도입해 고객 선택지를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품질 경쟁력도 인정을 받으면서, '가성비'가 아닌 제값 받기 전략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현대차가 해외에서 파는 레저용 차량(RV)의 평균 가격은 7257만원에 이른다. 2년 전인 2022년(6278만원) 대비 979만원, 작년(6744만원)에 비해서도 513만원 올랐다. 기아의 해외 RV 평균 가격도 2022년엔 5090만원이었지만 작년엔 5779만원, 올 상반기에는 6234만원까지 뛰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