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데 '추석'이라는 악재도 등장했다. 증권가에선 "추석 전에는 장이 좋지 않다"라며 방어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9일 증시 분석 플랫폼 퀀티와이즈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추석 연휴 전 5거래일의 평균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으로 연휴 전 10거래일의 평균거래대금(9조8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낮아졌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5거래일 동안 9조1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수익률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지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24년 동안 연휴 전 5거래일의 수익률이 상승할 확률은 45.8%였다. 연휴 후 5거래일에는 상승 확률이 58.3%로 올라갔다.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 전 약세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출 증가율 등 경기 모멘텀이 눈에 띄게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추석 연휴 전 주식시장은 대부분 소강 상태를 보인다. 주식 거래를 줄여, 쉬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투자 심리 때문"이라며 "그런데 올해는 시장에서 잠시 발을 빼려는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 미국 고용지표도 불안심리를 키우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33% 하락한 2535.93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400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포 매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피가 지금처럼 2600선 이하에서 머무를 경우, 오히려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연중 저점권을 하회하는 '딥밸류(Deep Value·초저평가)' 국면에 재진입했다"며 "현 지수대에서는 매도 실익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코스피 2540대 기준,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8배로 지금 지수 레벨대는 거의 바닥에 다 온 구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주식 전략은 방어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단기 환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추석 연휴가 있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당분간 전술에 큰 변화를 줄 필요도 없다"라며 "제약, 담배, 통신, 유틸리티 등 등 방어주 위주로 비중을 유지하는 게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추석 연휴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라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적은 업종·종목들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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