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백브리핑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금융감독원
[파이낸셜뉴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에 두 차례 제동을 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여태까지처럼 시장과 마찰을 빚지 않을 수준으로 새 증권신고서를 가져오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업 모양이 바뀐 만큼 증권신고서도 많이 바뀐 형태로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두산이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제출 시 시장과 잡음을 일으키지 않도록 앞선 정정공시 내용 등을 충실히 반영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이어 “주주, 시장과 적절한 소통이 부족함으로써 생긴 전형적인 사례”라며 “지금까지 페이퍼(서류) 중심으로 소통을 했다면 앞으로는 문제의식들을 전문가 그룹에 알려서 보다 생상적인 방식으로 증권 신고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만들어 넘기는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밥캣이 로보틱스에 완전히 흡수됨으로써 상장폐지 되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곧바로 불만이 제기됐다. 지난 2015년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 평가절상되면서 두산밥캣의 주주들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터져 나왔다.
금감원이 이에 지난 7월 24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음에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과의 합병비율을 0.63대 1로 유지하겠다고 정정공시했다.
결국 금감원은 투자 위험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았다며 재차 정정공시를 요구했고 지난달 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 지분(46%)을 분리해 신설법인을 만들고 해당 법인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부분은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 가능성은 살아있는 셈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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