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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컷에도… 韓금융사 신용하향 경고등

나신평, 하반기 하방압력 예고
고금리에 가계부채 확대 주효
부동산PF 비중 큰 기업 적신호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의 조달 능력이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여전히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금융사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고금리 장기화, 가계 채무부담 확대 등과 관련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 등은 금융사 및 산업 관련 보고서를 통해 각 기업의 신용도 하향이 불가피한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PF와 연관이 높은 증권사,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도에 주목했다. 나신평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PF대손비용 추가 가능성과 수익창출력 저하가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또 일부 대형사의 수익창출력 저하도 신용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재성 나신평 연구원은 "지난 2020년~2022년 등급 상향조정된 대형사 중 당시 수준의 수익창출력을 시현하지 못하고 있는 곳의 회복 수준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중소형사와 함께 자기자본 1조~4조원 대형사 중 BNK, iM, IBK, 한화, 현대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하된 수익창출력이 지속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들 증권사) 신용도 하향압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었던 증권사는 그에 걸맞는 수익성을 보여주어야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캐피탈업계도 부동산PF 위험도가 큰 회사들일수록 신용도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부동산PF 사업장 매각, 경매 공매가 본격화되면 브릿지론의 중, 후순위를 중심으로 손실이 더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신평은 특히 부동산PF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어서는 경우 과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의 모니터링 대상(나이스 커버리지 21개사 중)으로 한국캐피탈, IBK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신한캐피탈, D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산은캐피탈, 키움캐피탈 8개사를 선정했다.

부동산 신탁사도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며 신용도가 휘청이고 있다. 나신평은 부동산 신탁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며 상반기 247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 시나리오 테스트에 따르면, 8개 부동산신탁사 토지신탁 신탁계정대는 2024년 6월말 대비 향후 1년 동안 신탁계정대가 2000억~1조4000억원 증가해 총 잔액이 3조8000억~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나신평이 추산한 1년 후 신탁계정대 총 잔액 3조8000억~5조원 중 약 1조3000억~2조2000억원이 최종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윤기현 나신평 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별 예상손실규모와 손실흡수능력 및 자구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용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손실 발생 부동산신탁사에 대해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해주는지 여부는 신용등급 유지 판단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3년에 이어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신용등급 변동(신용등급 하향 및 네거티브 등급전망 부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 연구원은 21일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2조6000억∼3조90000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저축은행업권이 앞으로 최소 4000억원, 최대 1조7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신용등급 변동(하향 및 '부정적' 등급전망 부여)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신평이 커버리지하는 기업 중 올해 상반기 장기신용등급 변동은 상향조정 7건, 하향조정 9건으로 총 16건이 있었으며, 1건의 부도가 발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