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시작
지자체당 최대 1만2천가구 규모
동의율만으론 변별력 확보 안돼
공공기여 추가 두고 조합 '고심'
"사업성 훼손" 주민 우려 목소리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선도지구 지정 신청 접수가 시작되면서 분당의 각 단지들은 동의율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단지들이 만점에 가까운 동의율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공공기여 제공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에서는 주민 간 갈등과 사업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동의율 끌어올리기 사활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성남(분당)·고양(일산)·군포(산본)·안양(평촌)·부천(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5개 지방자치단체는 각각 이날부터 27일까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지구 추진 단지들로부터 지구 지정 신청을 받는다.
분당의 선도지구 지정 기준 물량은 8000가구인데 여기에 지자체 여건에 따라 1~2개 구역을 추가 선정이 가능하다. 지자체별 선도지구 지정 최대 물량은 분당 1만2000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는 분당에서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든 단지가 25∼30곳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가 제시한 기준 배점표에 따르면 '주민동의율'은 100점 만점 중 60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이외에 △정주 환경 개선의 시급성 △통합 정비 참여 주택 단지 수 △통합 정비 참여 가구 수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은 각 10점이다. 각 지자체는 국토부의 평가 기준을 토대로 세부 배점을 책정하게 된다.
가장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분당의 각 단지들은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동의율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현재 △양지마을 △시범 우성·현대 △샛별마을 △한솔 1·2·3단지 △파크타운 등이 만점 기준인 95% 가까이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마을 1~4단지 △시범2단지 △푸른마을 △서현효자촌도 동의율을 90%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분당의 다수의 단지들은 만점인 95%를 확보하기 위해 제출 마감일인 27일까지 동의율을 끌어올린 뒤 신청 절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공공기여 없으면 선도지구 없다
다만 상위권 단지들이 대부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확보하며 동의율에서는 변별력이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의율보다는 성남시의 기준에 따라 공공기여 5%(6점), 이주대책 지원 12%(2점), 장수명주택 인증 3점 등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공공기여 추가 제공'은 재건축 총 부지 면적의 1%를 공공기여한다면 1점을 주고 5%를 한다면 6점을 주는 방식이다.
조합 입장에서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여를 통해 사업성을 훼손시켜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주민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분당의 모 단지는 공공기여 추가 제공을 두고 투표를 진행하려 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주민 A씨는 "점수를 높이고자 하는 뜻은 알지만 무심코 공공기여를 결정했다가 가장 큰 배점인 동의율이 빠지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의 한 재건축 조합 임원은 "앞으로의 양상은 동의율 경쟁이 아니라 단지별로 얼마나 더 분담하느냐의 싸움이 돼 버렸다"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선도지구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도지구는 선정 이후 곧바로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7년 착공에 나선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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