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진구의 한 삼성스토어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해도, 목표주가 10만원선은 무너졌다.
증권사 17곳 중 15곳이 목표주가 낮췄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은 9만6706원으로 집계됐다. 17개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이중 15개사에서 목표주가를 낮췄다. 증권사들의 직전 목표주가 평균은 11만2765원으로 평균 14.01% 낮춘 것이다.
BNK투자증권은 이달 13일 목표주가를 8만1000원으로 낮췄다. 기존 목표주가(10만2000원) 대비 20.59%나 낮아진 수치이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중국과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 게 부담"이라며 "이번 다운사이클에서 취약한 반도체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13조3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하향 수정한다"라고 전했다.
목표주가 낙차가 가장 큰 곳은 KB증권이었다. 지난 리포트에선 13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지만, 이달 9일에는 9만5000원으로 26.92% 하향 조정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3·4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7% 낮은 9조7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과 흥국증권만이 11만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흥국증권 이의진 연구원은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흥국증권이 리포트를 낸 1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의 주가는 떨어졌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을 전망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임원들이 자사주 사도·"과도한 하락" 외쳐도...목표주가 하향
최근 삼성전자 임원들은 주가 부양을 위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과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등을 비롯해 주요 임원 10명이 이달에만 2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이날 나온 증권사들의 리포트에도 목표주가는 낮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의 주가 하락은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하다며 이미 악재들을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전하면서도 목표가를 11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익 추정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3·4분기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14조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이 당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점과 HBM 시장 초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쟁 열위 극복이 늦어지는 부분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라며 "경쟁사와의 HBM 기술 격차는 유지되고 있고, HBM3E에서의 성과 확인도 결국 4·4분기까지 지연되면서 사실상 가격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형성 초기 구간을 향휴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러한 악재를 감안해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내년 디램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DS 부문의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주가는 이미 메모리 다운 사이클 진입을 반영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매도보다 매수를 고민할 시기"라며 "악재들을 이미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6일 예정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 발표와 다음 달 초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공개가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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