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에서만 판매하는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 신세계푸드 제공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초 관중 1000만명 돌파 등 한국 프로야구(KBO)의 인기 광풍으로 유통업계가 특수를 누르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이 늘어나면서 야구장 인근의 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대폭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O 관중 수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사상 최초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유통계도 관련 점포 매출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수혜를 누리고 있다.
그룹 오너가 적극 나서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기존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고 있는 신세계의 경우 프로야구 인기를 더욱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인수한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와 본업인 유통이 어우러져 더욱 탄탄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입점한 이마트24 편의점의 경우 올해 프로야구가 개막한 3월부터 지난 22일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가장 증가폭이 큰 물품은 휴대용배터리로 190%나 증가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를 즐기는 것과 동시에 해설과 보다 자세한 경기 내용 확인을 위해 휴대폰 중계를 같이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우산 173%, 얼음 69%, 생수 65% 등 무더운 날씨와 관련된 품목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역시 프로야구 열풍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신장했으며, 올 6~8월 버거 판매량도 1만개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특히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 전용 메뉴로 선보인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은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와 야구장 관중 동원의 덕을 톡톡히 누렸다. 트렌드에 맞춰 출시된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은 야구팬들의 호응을 얻으며 일 평균 100잔, 주말에는 일 평균 약 200잔이 판매되고 있다.
부산 사직구장 바로 앞에 위치해 홈 관중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아시아드점의 델리 매출은 3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의 경우 올 시즌 홈 1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1000만 관중 돌파 시점인 15일 기준으로는 누적 111만1813명이 방문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무더위에도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올 7월 1일부터 지난 9월 22일까지 아시아드점의 델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올랐다. 간단한 식사 대용인 김밥·유부초밥류는 106%, 강정류는 85%, 치킨류는 60%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잠실 야구장 인근에 10여개 점포가 포진한 GS25도 매출 증가세가 확연하다. 올해 7~9월 잠실 야구장 인근 매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6%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 시간이 길어 식도락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확산돼 떡볶이, 핫도그, 팥빙수 등 즉석조리식품의 매출이 151.1%로 급증했다. 샌드위치와 김밥 매출도 각각 72.5%, 50.8%씩 신장했다.
야구장 내 점포만 보면 판매 1위 제품은 캔맥주다. 2위는 아이스크림, 3위는 초코홈런볼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장 인근 점포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있던 2022년에 비해 2023년 들어 급격한 매출 상승을 이뤘다"며 "올해는 관중 증가로 전년의 호실적을 또다시 뛰어넘는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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