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빌딩 밀집지역.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60대 김모씨는 최근 두 자녀와 '가족법인'을 설립해 서울 강서구에서 60억원 규모의 꼬마빌딩을 매입했다. 상속·증여세는 물론 개인으로 내는 소득세 보다 법인세가 더 적어 절세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법인을 활용한 부동산 임대업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보편화된 절세 재테크 기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주업으로 하는 가족법인에 대해 법인세를 대폭 상향키로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산가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핵심은 부동산 임대업 가족법인의 법인세 최저 세율을 현행 9%에서 19%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세법 개정안을 보면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가족법인)'과 관련한 규정들이 일부 포함됐다. 현행 가족법인 법인세 세율은 최저 세율이 과표 2억원 이하 9%이다.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19%, 200억 초과 3000억 이하 21%, 3000억 초과 24%로 돼 있다.
올 세법 개정안을 보면 최저세율 구간이 과표 200억원 이하 19%로 상향된다. 즉 현행 과표 2억원 이하 세율이 10%p 껑충 뛰는 셈이다.
성실신고확인대상 가족법인은 △지배주주 등 지분율이 50%를 초과하고 △부동산 임대업이 주된 사업이거나 부동산 임대수입·이자·배당소득이 매출액 50% 이상으로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요건을 모두 갖춘 법인을 말한다. 부동산 임대업 가족법인을 겨냥한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업 가족법인이 경비 등을 제외하고 연간 2억원 정도 수익을 거둔다고 가정하면 현재는 9% 세율이 적용돼 법인세로 1800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19%로 뛰면서 3800만원으로 2배 가량 증가하는 구조다. 부동산 임대업 가족법인 대다수는 연 소득 2억원 이하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임대업 가족법인의 경우 상가·꼬마빌딩 등 업무용 시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전에는 주택 임대업 가족법인도 많았지만 문재인 정부 때 법인 주택 취득세 세율이 12%로 상향된데 따른 것이다. 일반 상업시설의 경우 법인이든 개인이든 일반적으로 4.6%의 취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가족법인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운영하게 되면 일반 개인 소득세율(6.6~45%) 보다 법인세(현행 9~24%)가 더 낮다. 또 자녀들과 함께 가족 법인으로 투자할 경우 자본금에 대한 자금출처만 있으면 된다. 일반 상가 건물을 증여하는 경우 막대한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것과 대비된다.
상속의 경우도 지분을 넘겨주면 돼 일반 건물 보다 유리하다. 건강보험료도 고려하면 법인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가족 법인을 통한 부동산 임대업이 세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 자산가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정부가 이 부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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