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가 자신도 모르게 결제되고 있었던 부가서비스들
#. 직장인 A씨는 오랜만에 통신 요금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우연히 자신이 신청했던 부가서비스로 매달 4000원 가까이 정기결제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당시 무료라고 생각해 가입했지만 3개월간 서비스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A씨가 관련업체(AS)센터에 항의해 3개월치를 모두 환불받았다. 부가서비스업체중 한 곳인 B사는 "유료서비스라는 점을 가입할때 고객이 인지토록 표기를 했지만고객님이 모르고 지나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그인 보호 서비스, 건강관리 등 통신사 제휴 유료 부가서비스에 본인도 모르게 가입해 요금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가입 과정에서 '유료'라는 점을 밝히지만 작은 글씨로 표기하거나 하단의 여러가지 유의사항 등에 나열식으로 배치해 소비자가 유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입하는 경우다. 이 경우 소비자가 나중에 인지해 업체측에 이의를 제기하면 환불을 받거나 가입을 해지하지만 모르는 경우 계속 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심코 클릭했다가 유료 결제
9월 30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앱, 웹사이트에서 아이디·비밀번호를 찾거나 결제할 때 가입을 유도하는 팝업 광고를 무심코 클릭해 가입돼 결제로 이어지는 사례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유료 부가서비스 사업자들이 혼동을 유발하는 팝업창을 띄워서 이용자 가입을 유도하고 가입 완료 후 서비스명·요금·해지절차 등 중요사항을 사용자들이 알기 쉽게 문자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방통위는 지난 2022년 통신 3사와 주요 유료 부가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통신사에서도 부가서비스 해지 기능 제공 △이용내역이 없는 경우 요금 환불 △이용실적이 없는 경우 7개월 이후부터는 요금 미부과 등을 시정권고하면서 이용자 피해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더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는 상황이다.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씨는 "평상시 자동결제로 빠져나가는 통신요금 내역을 살펴보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사용하지도 않는 서비스 요금이 빠져나갈 뻔 했다"면서 "통신사가 직접 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최소한 이용하지 않는데 계속 돈이 나갈 경우 관련 업체나 통신사가 소비자 알림이라도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연맹, 제도 개선 요청
한국소비자연맹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런 유료 가입유도 마케팅에 대해 개선을 요청한 상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나조차도 이런 피해를 당한걸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로밍요금이 나간 것을 확인하려다 알게 돼 부가서비스 6개월치 요금을 환급 받았다”면서 “소비자가 실제 필요에 의해서 가입하는 게 아니라 다크패턴처럼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크패턴이란 사업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착각, 실수, 비합리적인 지출 등을 유도하는 상술을 일컫는 용어다. 우리말로 ‘눈속임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이통3사들은 수년 전부터 유사한 고객 불만이 제기되면서 알림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중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미성년 가입자가 유료 부가스를 가입했을 경우 보호자에게 문자로 전달하는 '안심 통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액결제나 콘텐츠 이용료 내역을 통보하는 '휴대폰 결제 안심통보'도 보내준다. KT와 LG유플러스도 휴대폰결제 안심통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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