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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자회사 지배력 키우는 中企…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전

대동·아이엘사이언스 등 기술 중기
자회사 지분 늘리거나 완전 편입
독자기술 확보 신사업 강화 전략
모빌리티·2차전지 시장서 존재감

핵심 자회사 지배력 키우는 中企…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전
대동 자율주행 운반로봇을 활용한 배 수확 작업. 대동 제공
중소·중견기업들이 자회사 지분 확대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지배력을 확대해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한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현대오토에버와 합작해 설립한 대동애그테크를 최근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동애그테크는 자율주행 농기계와 농작업 로봇, 정밀농업을 위한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에 주력한다. 대동이 지난 2022년 현대오토에버와 지분 75%, 25%를 각각 투자해 설립했다.

국내 농기계 분야 1위 자리를 이어가는 대동은 미래 핵심 산업으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팜 △스마트 모빌리티 등을 선정했다. 대동은 대동애그테크를 100% 자회사로 확보하면서 자율주행 농기계 등 신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동 관계자는 "대동애그테크와 최근 설립한 대동에이아이랩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등을 위한 독자적인 기술 확보에 매진할 것"이라며 "대동애그테크 지분 추가 인수, 대동에이아이랩 설립 등에 이어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에 주력하는 자회사 아이트로닉스 지분을 확대했다. 이와 관련, 아이엘사이언스는 종전 아이트로닉스 지분율 56%에 추가로 20억원을 들여 지분율을 73%까지 높였다.

아이트로닉스는 지난 2000년 LG전자 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기술주도형 강소기업으로 아이엘사이언스가 2021년 인수한 뒤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주력 사업은 고속도로 하이패스와 주차장 하이패스 시스템 구축이다. 특히 고속도로 하이패스 시장에서 37.1%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아이엘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이엘사이언스가 추진하는 모빌리티 신사업과 관련해 아이트로닉스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번 투자로 양사가 경영실적과 함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온그룹은 2차전지 관련 업체 지분을 늘린 사례다. 가온그룹은 최근 리튬이온 2차전지 솔루션 업체 모큐라텍 2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분율은 종전 14%에서 33%로 높아졌다. 이를 통해 모튜라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가온그룹은 이번 지분 추가 투자와 함께 모큐라텍과 첫 프로젝트로 'AI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관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ESS 최대 단점인 화재·폭발 위험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관리시스템이다.

가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폭발 등 이슈로 인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기간이 길어지고 안전성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진다"며 "여기에 ESS 화재 사고 우려 역시 커지면서 ESS 통합관리시스템 등 방안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반도체 업체 파두는 자회사 이음에 63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이음은 파두가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회사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 표준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 반도체에 주력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혁신 역량을 보유한 중견·중소기업들이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은 경영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