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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총력전'을 선포하면서 지지부진했던 AI기본법이 연내에 도입될 지 주목이 쏠리고 있다. AI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연내 처리를 공언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9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22대 국회에 발의된 AI기본법 법안은 총 10건으로 나타났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과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공지능의 발전과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이 있다. 여야 모두 AI기본법 입법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면서 지난 24일에는 국회 공청회도 열렸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 특히 규제에 대한 방법론을 두고 여전한 의견차는 있다. 여당과 업계는 AI산업 진흥에 무게를 둔 입법을 주장하는 반면에 야당과 이용자 단체 등은 '딥페이크 사태'로 대표되는 고위험 AI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은 대통령실에서 연내 도입을 말한 만큼 최대한 빨리 도입하고 싶어하겠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어떻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가져올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도입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AI산업에서 국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입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AI가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것으로 보고 디지털 기술 개발과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 먼저 뼈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AI기본법은 기본적인 방향성만 제시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제정이 늦어지면 AI산업의 글로벌 진입에도 방해물이 될 것"이라며 "산업 부흥을 위한 중장기적 기본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기본법 제정을 통해 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본법에 포함될 규제에 대해서는 먼저 관련법을 제정한 EU를 참고하되,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U의 강력한 규제 정책은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만큼 우리나라의 기본법이 규제에 방점을 둔다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의 부작용은 공정거래법이나 성폭력처벌법 등 개별법으로 규제하면 된다, AI기본법에 규제내용만 늘린다면 피해는 국내 기업들의 몫"이라며 "사실상 규제의 대상이 되는 고위험AI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인데 기본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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