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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사업은 다 판다… SK, AI·배터리·반도체 승부 [SK그룹 전사적 '리밸런싱']

'몸값 4조' SK스페셜티 매각
SK온 재무개선 유동성 확충
SK에코 사업재편… IPO 속도

비주력 사업은 다 판다… SK, AI·배터리·반도체 승부 [SK그룹 전사적 '리밸런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 위험성을 언급한 지 1년 만에 SK그룹 고강도 사업재편이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기업가치 4조원대로 평가받는 SK스페셜티는 물론 약 3조원대로 거론되는 SK넥실리스 매각도 본격화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통해 SK온의 자금수혈 통로를 마련하고, 기존 사업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확보한 수조원의 현금으로 고강도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하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ABC(인공지능(AI)·배터리·반도체)'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FCCL사업부·SK스페셜티 매각

9월 30일 SKC가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것도 최 회장의 ABC 기업으로 전환의 일환이다. 앞서 지난 8월 SKC가 SK넥실리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SK넥실리스 지분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이 나왔다.

SKC는 지난해에는 화학소재 원료인 폴리올 생산에 투자하는 자회사 SK피유코어의 지분 전부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에 4130억원에 매각했고, 같은 해 SK엔펄스의 반도체 기초소재사업인 웨트케미칼과 세정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모태 격인 필름사업을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1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그룹은 또 지난 8월 SK렌터카 매각을 완료하고, 이날 SK스페셜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하며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SK스페셜티 거래대금은 4조원대에 달한다.

■'SK온, SK에코플랜트' 살리기

앞서 지난 8월에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결정됐다. 11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는 배터리 사업을 구하기 위해 자산 100조원의 SK이노베이션 합병법인을 출범해 자회사 SK온의 자금지원 여력을 키우겠다는 결단이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업재편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8일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히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편입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SK그룹 구조조정 시나리오 가운데 남은 건 SKC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엔펄스와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일부, SK가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빈그룹 일부 지분 등이다.

한화투자증권 엄수진 연구원은 "SK그룹의 올해 상반기 말 매각 예정자산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조3000억원과 비교해 반 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며 "계획대로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SK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SK그룹이 사업적으로 대내외적 어려움에 마주한 상황"이라며 "신사업 투자가 역화되지 않도록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