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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9월 美판매 주춤… 친환경차는 ‘호조’

판매대수 전년 대비 10.4% 감소
소비위축에 조업일수 감소 영향
하이브리드차는 12% 늘어 고무적

현대차·기아, 9월 美판매 주춤… 친환경차는 ‘호조’
현대자동차·기아의 9월 미국 시장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무려 20.3%나 감소했다.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구매 시점 연기 등 경기적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국공장 출하물량 감소, 미국 남동부 지역의 허리케인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비 10.4% 감소한 12만7941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시장 판매량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도 6536대로 1.6% 감소했다.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허리케인에 따른 수요 부진, 추석 연휴로 인한 한국공장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사망자는 100명 이상, 실종자도 6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업체들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도요타의 9월 판매는 16만2595대로 전년 대비 20.3%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혼다도 10만5527대를 파는데 그쳐 8.6% 줄었다.

전반적인 판매 감소에도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 9월 미국 현지 친환경차 판매는 2만6151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친환경차 비중은 20.4%로 5개월 연속 20%대를 웃돌았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1만7565대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 판매는 작년 보다 14.2% 줄어든 8584대에 머물렀다.

9월 판매가 크게 꺾인 여파로 3·4분기(7~9월)기준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는 42만8798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같은 기간 2% 감소한 66만대를 판매했다. 도요타는 8% 감소한 54만3000대를 팔았다.
미국시장 톱 플레이어들의 판매가 일제히 뒷걸음질 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남은 4·4분기, 신차 출시 등을 통해 판매 반등을 노려본다는 계획이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판매법인 영업 담당 부사장은 "9월 판매를 시작한 '올 뉴 K4' 소형 세단과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통해 4·4분기 판매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