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작년 서든데스 경고한 최태원, 올해는 ‘AI·리밸런싱’ 챙긴다

SK그룹 이달말 ‘CEO세미나’ 개최
합병 법인 등 구조조정 중간점검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 논의 전망
세미나 이후 연말 임원인사 관심

작년 서든데스 경고한 최태원, 올해는 ‘AI·리밸런싱’ 챙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이 이달 말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이 모인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개최하고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에 돌입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사흘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6월), 이천포럼(8월)과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로 꼽힌다. 토요일을 포함해서 CEO 세미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그해 12월 단행된 인사에서 SK그룹은 부회장단을 7년 만에 전면 교체하며 강도 높은 혁신에 나섰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 활동을 점검하고 이를 가속화하는 방안과 함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해 각 사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울산포럼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부터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전부 총망라해서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는 지난 3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그룹 차원의 AI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그룹 리밸런싱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하는 만큼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하고,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강화 방안 등도 공유할 전망이다.

CEO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연말 인사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SK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한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는 임원 수를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작년 인사에서 부회장단이 전격 교체되고 올해도 연중 일부 CEO 교체가 있었던 만큼 연말 인사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방만했던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