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관련 직접적 피해는 '아직'
주재원 귀국·이동 등 신속 대응
車업계 현지 채용직은 재택 전환
해상운임 폭등 가능성 '촉각'
타이어업계 선사 다변화 모색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사이렌 소리와 방공호 대피가 일상화돼 있을 정도로 전시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에 양국에 진출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비상모드에 돌입했다. 주재원 등 현지 인력들의 안전 확보를 우선으로 거래처 및 공급망 관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타 지역 이동·귀국 등 대응 '분주'
이스라엘 현지 한 교민은 3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전시상황으로 이스라엘 유대교 신년 연휴 기간이 끝나는 4일 이후부터 보다 정확한 현지 정세 파악이 가능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는 국내 삼성전자 판매법인 및 R&D센터, 현대차 등의 주재원이 파견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주재원 등 직원들을 타 지역으로 이동시켜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중동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정세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이스라엘과 거리가 있는 이집트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해 현재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해상운임지수 추세와 운임비 상승 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기업 중에선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생산시설), 엔비디아(인공지능 연구소) 등이 진출해 있다. 인텔의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에 25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동사태가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대기업 모니터링 강화
현대차그룹도 현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이스라엘 시장 점유율은 28.7%에 달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레바논 등 현지 피해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 텔아비브(TLV)'를 두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당시 현지 파견 주재원을 일시 귀국조치했다. 텔아비브 현지 채용인력은 정상업무 중이며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산업계는 중동지역 전쟁 확전으로 해상운임 폭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상운임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연초 대비 높은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35.08로 연초 1061.14 대비 2배 이상 높다.
물류비용 상승에 큰 영향을 받는 타이어 업계의 경우 가격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 다변화 등에 돌입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계약선사 대상을 더욱 확대해서 보고 있다"며 "운송비용은 최대한 낮추고 빠르게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쟁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 우회에 따라 운임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최종근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