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과자·빵값 자극할라… 중동 확전에 신경 곤두선 식품업계

WTI·브렌트유 다시 가격 급등
유가 오르면 물류·제조단가 압박
결국 소비재·식료품물가 끌어올려
수입 의존 높은 밀·설탕 예의주시

이란·이스라엘 등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며 배추 등 채소류에 이어 제과, 빵 등 '식료품 물가' 상승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밀, 설탕 등 원재료를 수입하는 식품업계 입장에선 유가 인상에 따른 물류비, 제조 단가 상승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특히 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 따른 유가 인상 추이를 예의 주시하며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겨냥해 지난 1일(현지시간) 수백발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하며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출렁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7달러(0.39%) 오른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북해산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34달러(0.46%) 오른 배럴당 73.90달러를 기록했다. 전일에는 장중 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압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곧 휘발유, 경유 등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물류비 인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배송 비용과 제조·생산 비용이 오르며 소비재 부터 식료품까지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수출·수입 제품 물가가 1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5.96으로 7월(130.21)보다 4.4% 상승했다. 상승 폭은 지난 2022년 3월(7.6%) 이후 가장 컸다.

특히 농축산물 등 식료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물가 조사 대상 품목 458개 중 농축산물 가중치는 전체 1000 중 75.6을 차지한다. 과실류는 14.6이다. 가중치가 높은 품목일수록 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일예로 소비자가 1000원을 지출할 때 농축산물에 75.6원을 쓴다는 의미다.

식품업계도 중동 확전 우려에 따른 유가 상승 여부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 제과 업체 관계자는 "밀, 설탕 등 원재료를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인상되면 그만큼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전쟁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황을 지켜 보며 대응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 업체 관계자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제조 단가는 물론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격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가 상승이 되더라도 당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관련 대응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한편, 전날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낮은 물가상승률이 유가 하락에 기인한 만큼 유가가 반등할 경우 물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로 2021년 3월(1.9%)이후 3년6개월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