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 심리상담가, '여기, 지금, Being(비잉)' 프로젝트 진행
소규모 지지모임 운영하며 현대인의 마음챙김 리더로 활약
"한국에선 아직 집단 상담 낯설어..지지모임으로 연대 확산"
MBC 아나운서에서 심리상담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방송인 최현정씨. 현대인을 위한 '여기, 지금, Being(여지빙)’ 프로젝트를 이끌며 다양한 연령대의 내담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울 선릉과 정릉이 바라보이는 사무실을 운영 중이며, 저서로는 2021년 11월 발간한 '유일한, 평범'이 있다. 사진=장인서 기자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서 과거에, 미래에 몰두하는 나의 마음을 자꾸 현재로 되돌려 가져오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기, 지금, Being(비잉)’이라는 슬로건 아래 마음챙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최현정 심리상담사는 현재에 머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상은 더 빨라지고 더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우리의 마음 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고단한 우리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흔들리지 않게 잡고 가는 게 제가 운영하는 집단의 꿈”이라고 소개했다.
MBC 아나운서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던 그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이후 오랜 공부 끝에 지난해 여름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2급 전문상담사 자격을 획득했다. 올해 초에는 개인 상담실 '여기, 지금, Being(여지빙)’을 열고 명상과 심리, 성격검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선릉과정릉이 바라보이는 그의 사무실은 주로 개인 및 집단상담(지지모임)을 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최 상담사는 “여기, 지금, BEING(비잉). 줄여서 여지빙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며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잘되지 않는 현재를 생생히 살아가는 일. 그걸 모토로 삼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관련 콘텐츠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됐다. 흔히 마음챙김이라고 부르며 ‘지금 이 순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상태를 지향한다. 바쁜 현대인의 고질병인 우울과 번아웃을 탈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 상담사는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마구 내달리고만 있는 현대인에게 내면 작업은 정말 중요하다”며 “남들이 하라는 대로, 세상이 가리키는 대로 갈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6월 15일 진행된 '내가 나를 안다면' 3기 모임에서 참가자들이 TCI 검사 결과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지빙 제공
최 상담사에 따르면 마음챙김 명상은 ‘현재를 생생하게 온전하게 살아가려는 마음 훈련’으로써 나와 나의 생각, 감정을 동일시하지 않으며, 떨어져서 가만히 응시하는 과정이다.
그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빠져있는 생각, 감정, 행동 패턴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작업”이라며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을 넓힘으로써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이 명상의 효과이자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 대다수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존재 모드(being mode)’를 잃어버리고 ‘행위 모드(doing mode)’로만 살아가고 있다. 전원이 꺼지지 않는 기계처럼 생활하니 수면장애와 번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등의 심인성 질환에 시달린다. 또 이러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고 있다.
최 상담사는 “정신과 진료와 상담 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약물 처방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지만 서로 보완 관계”라며 “장기적으로는 여러 시도를 병행하는 것이 심리 치료 효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마음챙김 훈련의 장점이 분명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한계점을 갖고 있다. 그는 “유교 문화적 배경에 관계주의 사회다 보니 집단 상담을 낯설어한다”며 “남성 내담자의 비율이 적은 것도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담자의 상당수는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의 워킹맘들이 많고, 40대에 진입한 비혼 여성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내담자 대부분은 ‘관계의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상담 센터를 열면서 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함께 모여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지모임’을 자주 기획하고 확장해 상담 치료의 가치를 널리 알려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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