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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에 자금차입 논란까지… 고려아연 사태 '진흙탕 싸움' [장기전 돌입한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측 "83만원에 매수" 맞불
MBK-영풍 주주간 계약 위법 주장
경영협력 이행금지 가처분신청 제출
추가 법적대응 나서 여론전 극대화
차입금 포함 공개매수신고서 잡음

소송전에 자금차입 논란까지… 고려아연 사태 '진흙탕 싸움' [장기전 돌입한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자금 성격, 법적 하자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이은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뒤로 미뤄두며 돌진하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여론전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6일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와 영풍 연합에 대해 경영협력계약 이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지난 2일에는 법원이 영풍의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지만 영풍은 또다시 자사주 공개매수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고려아연도 MBK와 영풍 주주 간 계약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MBK-영풍 주주간 계약 위법소지"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주주 간 계약이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어 원천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중대재해 등으로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들만으로 이뤄진 이사회가 영풍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며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이로 인해 주식회사 영풍과 영풍의 주주들이 손해를 보는 반면, MBK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게 되는 등 중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주주인 영풍정밀을 비롯해 영풍정밀 경영진, 고려아연 경영진 등은 각종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 고소 등 법적 절차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새롭게 진행한 법적 절차를 곧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도 보도자료를 통해 "영풍 측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MBK와 MBK 김광일 부회장 등 간의 경영협력 계약 및 금전 소비대차 계약의 이행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MBK·영풍 측도 지난 2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며 법원에 절차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자사주 취득 한도)이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중단 또는 무산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 유리한 고지에 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기자금 1조5000억원 차입 '논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자금 성격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실탄'으로 투입한다고 공시한 자기자금 1조5000억원에 사모사채 발행액 1조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고려아연의 동원 가능 자금력도 시장 예상보다는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실탄'으로 투입한다고 공시한 자기자금 1조5000억원에 사모사채 발행액 1조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주식 취득자금 조성 내역을 공시할 때 '자기자금'과 '차입금'을 구분하도록 하고 있어 공시 적절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사모 회사채 발행 등으로 1조원 이상을 조달 완료했고, 이는 이미 현금으로 법인 계좌에 들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기자금으로 기재했다는 입장이다. 즉 자기자금은 출처가 무엇이든 '이미 확보한 자금', 차입금은 '앞으로 빌릴 돈'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시는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