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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우승 넘보지 말라'… 김수지, 하이트진로 축배 들다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2언더 우승… 언더파 유일
통산 6승째로 메이저 대회만 3승
황유민 2위… 박민지·윤이나 3위

'가을엔 우승 넘보지 말라'… 김수지, 하이트진로 축배 들다
'가을의 여왕' 김수지가 6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KLPGA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기(여주)=전상일 기자】 가을의 여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김수지에게 미소를 보냈다. 김수지(동부건설)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 블루헤런에서 유일한 언더파를 기록하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통산 6승째다.

김수지는 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기록하며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하며 2위 그룹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21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우승이다.

김수지의 우승은 어제 펼쳐진 3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3라운드를 치른 선수 64명 가운데 언더파는 총 5명이었는데, 김수지 다음으로 타수가 적은 선수는 2언더파 70타를 친 방신실이었다. 김수지가 3R에서 기록한 8언더는 그 정도로 독보적인 성적이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는 녹록지 않았다. 김수지는 1번·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그 사이 박민지가 치고 올라왔다. 박민지는 14번홀까지 무려 4개의 버디를 기록했다. 2위 그룹 윤이나가 14번홀까지 이븐파, 선두인 김수지가 3오버파를 기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박민지의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이날 전체 10위권 이내의 선수 중 14번홀까지 4타를 줄인 것은 박민지 뿐이었다.

블루헤런CC는 페어웨이가 워낙 좁은데다 러프에 빠지면 공을 꺼내는 것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그 안에서 핀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따라서 티샷에서부터 얼마나 정확하게 페어웨이를 공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혔다.

그런 측면에서 박민지는 확실히 안정적이었다. 박민지는 12·13·14번홀에서 모두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안정적인 퍼팅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반면, 윤이나는 1번 홀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기록한 뒤 3개의 버디로 만회를 하기는 했지만, 15번홀에서 또다시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제 남은 것은 박민지와 김수지의 경쟁. 하지만 후반에 김수지는 스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14번홀(파4)에서 김수지는 10.6m의 슬라이스 라인 버디퍼트를 성공시키고 포효했다.

반면, 박민지는 15번홀에서 4.1미터의 버디퍼트에 아쉽게 실패하며 3연속 버디의 상승세가 멈춰섰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었다.

박민지는 16번홀(파3)에서도 버디퍼트에 실패했고, 17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보기로 막긴 했지만, 우승권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샷이었다. 의기소침해진 박민지는 18번홀에서도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우승 경쟁은 마무리됐다. 김수지는 16번홀에서 9.5m의 버디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김수지는 지난해 8월 한화 클래식 이후 1년 2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유독 가을에 우승을 많이 차지해 '가을 여왕'이라는 별칭을 지닌 김수지는 통산 6승째 역시 가을에 차지하며 독보적인 가을 강자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여기에 김수지는 통산 6승 중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을 기록하며 유독 메이저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한편, 2위는 이븐파를 기록한 황유민이 차지했고, 3위는 박민지와 윤이나가 차지했다. 하이트진로의 후원을 받는 윤이나는 비록 우승을 놓쳤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상금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jsi@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