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고하저’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여름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피크를 찍고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도 유사하다. 지난해 하락기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 가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와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에는 여름에 거래량이 꼭지를 찍고, 급격한 조정국면에 진입했다”며 “2023년 모습이 올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지수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며 연간 10.02% 상승했다. 기간별로 보면 아파트값은 1~9월 9개월간 상승한 뒤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변동률을 보면 상승기간 9개월 동안 13.13% 아파트값이 올랐다. 반면 하락기간 3개월 동안 2.75% 떨어졌다. 10월부터 매달 1% 가량 집값이 하락한 셈이다.
선행지표인 거래량을 보면 8월 4044건을 피크로 9월부터 12월까지 매달 감소행진을 이어갔다. 12월에는 거래건수가 1869건까지 하락했다. 거래량이 꼭지를 찍은 뒤 2개월여 시차를 두고 실거래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올해도 비슷한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지수는 올 1월 반등해 8월까지 상승국면을 유지중이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6.64%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량은 7월 8889건으로 정점에 달한 후 8월 6127건, 9월 2080건(8일 기준) 등으로 감소세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의 경우 뜨거운 여름을 보낸 이후 가을부터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며 “올해 역시 7~8월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지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매매 실거래지수도 대출규제와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 등으로 한두달 시차를 두고 약보합이나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달라진 변수는 금리다. 지난해에는 10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연 5%를 돌파하는 등 고금리가 시장을 짓눌렀다. 올해에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대출규제가 금리 인하 효과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올 하반기 조정국면이 와도 지난해 4·4분기 수준의 큰폭의 조정을 받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급격한 침체 보다는 완만한 조정이나 둔화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상승세를 타지 못했던 지방 아파트값이 꿈틀 거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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