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수혜섹터 촉각.. 대중 제재도 관심
양당 후보 정책 리스크·미 의회 변화도 고려해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대선 후보별 수혜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후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별 공약에 따라 수혜 섹터가 나뉘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당 공통사안인 헬스케어, 방산, 인프라(전력) 업종에 주목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해리스 친환경 밸류체인 vs. 트럼프 규제완화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 관련 수혜주는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에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후보 관련 수혜주는 은행 등 금융권과 산업재 등이 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해리스 바스켓’과 ‘트럼프 바스켓’으로 분류했다. 해리스 수혜주로 묶인 바스켓은 △친환경 밸류체인(전기화, 청정에너지, 에너지 효율성)이 핵심이다. 트럼프 바스켓은 △화석 에너지 밸류체인(에너지, 내연차 등) △규제완화(금융, 헬스케어, 통신) △민생(산업재) 등이다.
즉 양당 공약에 따라 해리스 바스켓은 재생에너지 개발과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공약 관련 정보기술(IT),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이 유망 업종으로 담겼다. 트럼프 바스켓은 은행 및 자본시장 규제완화와 천연가스 생산 지원 등 정책에 맞춰 금융과 에너지 업종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트럼프 바스켓으로 분류한 34개 종목과 바이든 정부 정책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리스 바스켓의 19개 종목을 놓고 동일 비중으로 평균 수익률 등을 비교한 결과, 연초 이후 수익률은 해리스 바스켓이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대중 제재 수혜, 초당적 업종에 주목
미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도 대응해야 한다. 미국 우선주의와 제조업 부흥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리스·트럼프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견제는 공통 사안으로 꼽힌다. 즉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보호조치에 따라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당시 미국 정부가 대중국 관세를 부과한 후 수입처가 다변화되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대한국 수입이 증가했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고래싸움 가운데 국내 반사수익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올해도 조선업, 헬스케어, 2차전지·친환경 업종이 미국의 대중제재 영향으로 주가가 오른 바 있다”고 분석했다.
양당 모두의 초당적 지지를 받는 헬스케어·방산·인프라(전력)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투자증권 최보원 연구원은 “그동안은 양당 정책 수혜 업체들의 등락이 반복됐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대표적으로는 전력 수요 증가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와 글로벌 방위비 확충 수혜 업체”라고 강조했다.
■방위비 증대·경기 부양 수혜주 부각 전망
미국 대선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미국의 설비투자 및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회복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국내 수출 분야와 코스피지수도 반등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감안한 투자 기회 업종은 △소재(화학·철강) △정보기술(IT가전·반도체) △산업재(기계·조선) 등이 꼽힌다.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해소도 기대 요인이다. 강 연구원은 “대선까지 약 1개월 남은 현재 양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박빙”이라며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던 만큼 대선 종료 자체가 시장 전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학개미가 늘어난 만큼, 대선 이후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업종·기업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은 전력수요증가와 관련해 버티브, 이튼, 자일럼 등을, 방위비 증대 부문에서는 록히드마틴, RTX,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을 꼽았다. 경기부양정책도 예상되는 만큼 아마존, 캐터필라, 불칸 머티리얼즈 등도 제시했다. 또 유망 제조·건설업·에너지 테마 ETF는 ‘글로벌 X US 인프라 개발 ETF(PAVE)’, ‘아이셰어즈 US 주택 건설 ETF(ITB)’, ‘에너지 셀렉트 섹터 ETF(XLE)’ 등이 추천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양당 후보 정책 리스크와 미국 의회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해리스 후보의 증세 정책과 트럼프 후보의 관세 정책이 각 기업에 미치는 영향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하원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각종 공약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하원 장악이 요구된다”면서 “친환경에너지 분야는 의회 동의가 불필요하지만 주택공급이나 신규 인프라 예산은 상하원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부 예산안 협상 과정도 변수다. NH투자증권 백찬규 연구원은 “양당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을 이룰수록 미 의회가 갈라질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의회가 갈라졌을 경우 극단적인 정책 시행이 어려워 주식시장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지만 부채한도 및 정부 예산안 협상 관련 노이즈가 높아질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코인베이스와 같은 관련 기업 주가 역시 미국 대선의 또 다른 핵심 테마다.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해리스 후보도 블록체인 등 가상자산 관련 핵심기술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해시드오픈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체 유권자의 19%, 18~54세 남성 중 40%가 가상자산을 보유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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